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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별 마실 Apr 14. 2024

일잘러는 파일관리부터

바탕화면 파일정리로 업무의 효율 높이기

 업무 지원을 위해 공석 중인 다른 영업점에서 잠시 근무한 적이 있다. 다른 사무실에 근무하는 동안에도 업무의 연속을 위해 내가 사용하는 PC의 원격데스크톱 기능 활성화는 필수다. 그쪽 사무실에 출근하여 지점장의 PC를 켠 순간, '오 마이 갓!' 바탕화면에 엑셀, 한글 등 온갖 파일들이 빽빽이 늘어져 있는 것이 아닌가? '도대체 필요한 파일이 있으면 어떻게 찾는 거지?'. 응용프로그램 검색 기능을 이용하여 겨우 '원격데스크톱'을 찾아 원격지인 내 자리의 PC를 연결하여 팽팽 도는 눈동자가 제자리를 찾았다.




무수히 쌓여가는 업무용 파일들


 업무를 하다 보면 수많은 파일들을 다룬다. 본사에서 보내는 공문서에 첨부된 문서파일, 사내 메일을 통해 보내오는 회의 자료, 상사에게 보고할 보고서 파일 등 등. 사내 메신저나 메일로 받은 파일은 '수신' 버튼을 클릭하면 그 응용프로그램에서 기본 값으로 지정된 경로에 자동 저장된다. 첨부파일을 열어 내용을 확인하지만 금세 다른 업무를 위해 다른 파일을 편집하고 있다. 시간이 흐른 뒤 어제 메신저로 받았던 파일을 다시 보려면 메신저 프로그램에 다시 접속하여 확인하고 추가적인 편집까지 하려고 하며 그 파일이 어느 곳에 저장되었는지 탐색기 프로그램을 한참 뒤적인다. 'Download' 폴더를 검색해 보니 평소에 몰랐던 '다운로드'는 뭐고 'Download'뭔지 헷갈린다.


 부장님은 MOU협약식을 위한 시나리오 작성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빨리 보고하라고 재촉이다. 부장님은 성격도 참 급하다. 어제 퇴근 전까지 협약식을 위한 시간대별 시나리오를 작성했는데, 도대체 어디에 저장해 뒀는지 맘만 급하고 금방 찾을 수 없어, 고구마 먹다 들킨 양, 답답하다.


 바탕화면에 널려있는 파일들을 날 잡에서 정리하려는 결심은 매년 매월 반복만 될 뿐 실천의 길은 멀기만 하다.




  나는 20대에 은행 생활을 시작했는데 4~5년쯤 지나자 내가 매일 반복적인 업무보다는 새로 만들어서 하는 일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하여 5년 만에 본부 부서로 인사이동을 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재무기획, 전략기획 등 기획업무를 20년 가까이하면서 각 종 프로젝트에 참여할 기회가 많았다. 프로젝트의 특성상, 은행 직원뿐만 아니라 외부 컨설팅 업체나 전산시스템 개발 업체 인력까지 포함하여 투입되는 인력이 보통 수 십 명에서 백 명이 넘는 경우가 많다. 그런 환경에서는 참여한 인력 간의 문서관리의 표준화는 필수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면 하루에도 만들어지는 수 십 개의 회의록, 현상분석서, 업무요건 정의서 등 수많은 파일들이 여러 사람의 손에 의해 수시로 업데이트된다. 프로젝트에서는 '회의록_업무원가_산출요소_요건정의_20240327.hwp'처럼 파일의 종류, 목적, 작성일 등을 파일 이름만 보고서도 알 수 있도록 작성되었다. 오늘 A직원이 작성한 '현상분석서_적립식 예금신규프로세스_V0.10.ppt' 다음 날 B직원이 추가적인 내용을 덧 붙이거나 수정하여 '현상분석서_적립식 예금신규프로세스_V0.20.ppt'으로 작성하여 파일서버에 업로드한다 그럼 파일 서버에는 V0.10에 V0.20이 추가 파일로 더해지는 방식이다. 이런 파일관리 방식의 장점은 B직원이 작성V0.20 이전의 내용이 필요한 경우 다시 V0.10을 확인하여 V0.20에서 바뀐 내용을 파악하여 V0.30을 다시 만들 수 있다.


 개인용 컴퓨터가 사무실에 등장한 1980년대 후반만 해도 초기에는 하드디스크 용량도 적을뿐더러 워낙 비싸서 플로피디스크에 문서를 저장했다. 플로피디스크는 외관상 크기에 따라 8인치, 5.25인치, 3.5인치로 나뉘는데 각 각 용량이 50 KByte, 1.2 MByte, 1.44 MByte로 지금을 상상하기 어려울 만큼 적은 용량이었다. 얼마 후 하드디스크가 장착된 개인용 컴퓨터가 등장하였다. 하지만 용량이 겨우 30 MByte 정도였다. 지금 내가 쓰는 스마트폰의 용량이 256 GByte이니 용량이 몇 배로 늘었는지 계산기를 두드리지 않아도 짐작이 간다. 사무실에서 쓰는 개인용 컴퓨터의 저장용량이 이렇게 크다 보니 업무에서 동원되는 파일들도 너무나 많아져서 파일정리를 주제로 이렇게 글까지 쓰게 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도 바탕화면에 널려있는 파일들을 '언젠가는 정리해야지'하며 시간만 보내고 있을지 모른다. 복잡하지도 않고 그리 시간도 많이 걸리지 않으니 한 번 읽어보고 실행해 보자!


1. 파일을 저장할 위치를 별도로 정하자


 PC 운영체제로 윈도를 사용하기 되면 윈도는 이런저런 일로 생겨난 파일들을 '문서'에 저장한다. 이는 윈도가 설정한 '기본 설정'이며 'Defalul'라고 부른다, Default의 사전적인 의미로 '채무 불이행', '파산'이 정도인데 컴퓨터 용어에서는 왜 '기본값'이라고 하는지 좀 의하하긴 하지만 여기서는 '어원'에 관한 글이 아니므로 '패스~'. 아침에 출근하여 PC를 켜고 '탐색기'프로그램을 실행하면 '내 PC' 안에 있는 '문서'를 쉽게 찾을 수 있어 이곳에 업무용 파일들을 넣어두는 경우가 많다. '탐색기'를 실행하는 것도 귀찮아서 '바탕화면'에 모두 늘어놓았다는 에피소드는(귀차니즘의 가장 심한 사례이므로) 당연히 포함하고 있어서 더 말하지 않겠다. 파일 정리가 귀찮아서 이렇게 사용하던 직원도 인사발령이 있어서 다른 사무실로 내가 사용하던 파일들을 옮겨야 할 때 불편한 문제가 발생한다. 사실 '내 PC' 아래에 있는 '문서'의 위치를 모르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윈도는 '문서'를 보통 'C:\Users\사용자이름\Documents'에 저장해 둔다. 그렇다고, 지금 PC사용법을 설명하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문서'위치를 지금 찾아볼 필요는 없다.


 나의 경우는 'C:\문서함'이라고 폴더를 새로 만들고 그 아래에 업무별로 새로운 폴더를 각 각 만들어 관리한다. 그리고 바탕화면에 'C:\문서함'의 '단축아이콘'을 바탕화면에 만들어두고 사용한다. 이렇게 하면 우선 '바탕화면'이 깨끗해지는 미관적인 효과가 생긴다. 내 PC에는 '휴지통'과 'C:\문서함' 단축아이콘만 있다. 그리고 여름휴가의 설렘을 미리 느낄 수 있는 멋진 바다 그림이 바탕화면에 그려져 있다. 개인적으로는 파일을 '날려 먹은' 경험이 몇 번 있어서 Syncback 같은 백업 프로그램으로 매일 백업을 하는데, 이때 파일의 위치를 쉽게 찾을 수 있을뿐더러 폴더별로 백업을 스케줄을 별도로 관리할 수 있어서 편리하다. 마무튼 단순한 경로에 별도로 파일을 모아두면 백업이나 복사 등 편리한 점이 많다.



2. 업무별로 앞에 번호를 붙여서 별도의 폴더를 생성한다.


 회사의 업무 분담 구조는 본부장 같은 부문별 책임자가 큰 틀에서 몇 가지의 업무를 맡게 된다. 본부장은 각 업무별로 부장급 정도 되는 중간관리자에게 한 부문씩 업무를 나누고 부장이 맡은 업무를 또 나누다 보면 가장 말단의 직원에게는 세부적으로 쪼개진 업무가 할당된다. 관리자뿐만 아니라 최종적으로 나눠진 업무를 맡은 실무직원의 경우에도 맡은 일들을 몇 개의 부문으로 다시 나눌 수 있다. 이렇게 나눈 업무 부문을 기준으로 몇 개의 폴더를 '문서함' 아래에 생성하면 된다. 이때 만든 폴더는 업무를 처리하는 단위가 된다. 폴더 이름 앞에는 번호를 붙여서 탐색기를 열었을 때 자주 다루는 업무가 맨 위로 오도록 한다. 윈도가 폴더나 파일을 배열할 때 숫자를 우선순위로 배열하는 방식을 이용한 것이다. 폴더 이름은 가급적 짧게 정하는 것이 편리하다. 너무 길면 탐색기 창이 작은 경우 뒤가 잘려 보여서 불편할 수 있다. 분류가 애매한 업무들은 '99'를 붙이면 맨 뒤로 배열되어 편리하고 그 사이에 새로운 번호를 매긴 폴더를 만들 수 있어 편리하다. 단발성 업무들은 별도의 폴더에 따로 정리하고 그 아래에 새로운 번호를 붙이거나 앞에 날짜를 붙여두면 시간 순서로 보여 나중에 찾아보기가 좋다.    


  01_기획

  02_거래처관리

  03_영업실적

  88_프로젝트

      202200_관리회계시스템재개발

      202305_기업문화컨설팅

  99_기타



3. 파일은 이름만 봐도 내용을 쉽게 알 수 있도록 길게 작성해도 된다.


 파일이름을 많이 줄여서 작성하고서 나중에 해당 파일을 찾지 못해서 한참 헤매는 경우가 많다. '부장님 지시사항.hwp' 이렇게 파일 이름을 작성하면 '어떤' 지시사항인지, '언제' 작성한 것인지 모를뿐더러 비슷한 이름의 파일들이 여기저기서 발견되어 혼란스럽다. 30여 년 전 MS-DOS시절에는 파일이름의 길이가 8 자, 확장자가 3자 이하로 제한되어 있어서 짧게 만들 수밖에 없었다. PC 운영체제가 윈도로 바뀌면서 파일이름의 길이가 260자까지 허용되므로 파일 이름에 충분한 설명을 넣을 수 있다. '20240409_부장님 지시사항_영업점 이전 검토.hwp' 이렇게 작성해 두면 탐색기에서 제공하는 '검색' 기능에서 '부장님'만 입력하면 부장님과 관련된 파일이 검색될 것이고 '영업점'만 입력하면 영업점과 관련된 파일들이 검색 결과에 나와서 불필요한 시간 낭비를 줄일 수 있다. 검색 결과 창이 나오는 파일 개수가 훨씬 줄어들어 찾기가 정말 쉬워진다.



4. 파일 내용이 바뀌면 새 버전의 파일을 별도로 만들기


 앞에서 예로 든 '20240409_부장님 지시사항_영업점 이전 검토.hwp'의 경우, 일차적으로 부장님에게 보고를 드렸는데 추가적인 조사 지시가 있어서 수정사항이 발생한 경우가 발생한다(보고가 한 번에 끝나는 경우가 과연 얼마나 있을지?). 이때 작성했던 파일을 다시 열어 내용을 수정하고 그냥 저장하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부장님이 '첫 번째 조사 내용을 다시 보자'라고 한다면 이미 파일을 수정해 버려서 난감하다. 우리가 지금 사용하는 PC의 저장 용량이 대단히 크다고 이미 강조했다. 이 때는 예전 파일을 수정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버전의 파일을 계속 만들어 나가면 좋다. '20240409_부장님 지시사항_영업점 이전 검토_V1.00.hwp'처럼 부장님에게 처음 보고한 파일은 뒤에 버전을 표시한다. 부장님의 추가적인 지시가 있어 수정이 필요한 경우 앞은 파일을 복사하여 '20240409_부장님 지시사항_영업점 이전 검토_V1.10.hwp'를 수정하고 앞의 'V1.00'을 남겨두면 '뒤로 돌아가!'와 같은 부장님의 변덕(?)에 멘털이 털릴 필요가 없어진다.


 요즘에는 OneDrive와 같은 클라우드 서비스가 많이 생겨서 다른 장소에서 같은 파일을 읽고 수정하는 경우가 빈번해졌다. 그리고 다뤄야 할 파일의 개수도 너무나 많아졌다. 주중에는 피곤해서 치우지 않아 여기저기 옷이 널려있는 내방을 주말에 한꺼번에 치우려 해도 맘먹은 대로 깔끔히 정리하기는 쉽지 않다. 하루 종일 PC로 일을 하는 직장인에게는 PC 바탕화면에 널려있는 수많은 파일들은 내 방에 널려있는 옷가지와 같다. 나중에 파일들을 정리하려 해도 좀처럼 실행에 옮기기 어렵다. 파일을 생성하는 단계에서부터 나름대로의 규칙을 만들어 관리하면 '일잘러'가 될 수 있을뿐더러 일하는 동안 스트레스도 덜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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