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is marketing (마케팅이다) 후기 3
배운다는 것은 생각보다 더 두렵고, 더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우리는 무언가 배울 기회가 주어져도 망설이게 된다. 기회가 생겨도 주저하는데, 스스로 무언가를 배우러 찾아 나선다는 것은 더 큰 결심이 있어야 한다.
자신에게 바라는 모습, 바라는 능력, 바라는 외모, 바라는 사람. 이 모든 것은 새로운 환경으로 나아가야만 더 빠르게 만들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것을 좇는 사람들을 동경할 수밖에 없다.
주변에 늘 새로운 것을 도전하고, 또 새로운 환경으로 나아가는 사람들이 있는가. 그 사람들은 분명 우리보다 더 많은 확률의 열쇠를 지고 있는 것이다.
세상을 더 자유롭고, 재밌게 바라볼 열쇠 말이다. 새로운 것을 찾으면, 즐거워지기 마련인데,
왜 우리는 새로운 것을 주저하는가.
이는 당연한 문제이다. 사람은 그렇게 진화해왔다. 진화론적으로 봐도, 새로운 환경에 노출되는 것은 생존과 관련된 문제였다. 새로운 곳에서 살아남으려면 늘 긴장한 상태로 있어야 하고,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끌어안고 있어야 한다. 그런 DNA가 이어진 채로 우리는 진화했다. 그렇기에, 새로운 환경에서의 주저함, 두려움은 당연한 것이다.
그러나 대개 우리는 두려움에 먼저 휩싸인다. 그래서 우리가 바라는 사람이 되기 위해 새로운 것을 배울 기회가 생겨도 주저한다.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배우지 못하면 두려움에 꼼짝도 못 하게 된다. 그러나 출구가 보이면 긴장은 우리를 이끄는 도구가 된다. 효과적인 마케터는 과감하게 긴장을 만들어낸다. This is marketing (마케팅이다) 중 p.180
하지만, 모순적이게도, 이런 두려움을 뛰어넘어, 처음 겪는 상황에 가장 빠르게 적응하는 것 역시 인간이다. 세상은 이전과 다른 속도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우리는 새로운 것을 완벽하게 익히기도 전에, 또 다른 새로운 것들이 생겨나고, 유행이 지나간다.
이렇게 빠른 세상에선, 새로운 것을 경험하지 않는 것이 손해일지도 모른다. 이제 새로운 것은 생존이 아닌 놀이의 분야로 넘어갔다. 빠르게 바뀌어 가는 세상만큼 유익하고 흥미로는 것들이 많은 게 21세기, 현재이다.
두렵겠지만, 그 순간을 견디고 나면 얻는 무수한 것들이 있다. 분명 있다. 이걸 뭐 하려 해.라며 생각했던 것들 속에도 우리는 분명 얻어 가는 게 있다. 식상한 소리이지만, 맞는 말이다.
두려움과 긴장은 다르다. 새로 시작하는 것은 두려움을 느끼게 하지만, 그것은 때때로 긴장이라는 설레는 감정을 동반한다. 적당한 긴장을 무언가를 해냈을 때, 보다 더 쾌감을 줄 수 있다. 또한, 긴장으로 인한 조심스러움이나 차분한 접근 역시, 성급한 결정보다 좋은 결과를 불러일으키는 경우도 많다.
그러니 두려움에 휩쓸려, 긴장이라는 좋은 감정을 흘려보지 내지 마라. 그것을 즐겨라.
(마케터의 입장에선, 긴장은 사람들을 공략할 수 있는 가장 작은 구멍이자, 가장 큰 구멍이 될 수 있다.)
나 역시 새로운 것을 두려워한다. 누구보다 겁이 많고, 성격도 대담하지 못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내가 놓쳤던 많은 기회들과 경험들이 후회될 때가 많다. 어느 순간부터는 이렇게 주저앉아 있으면, 앞으로 10년, 20년 뒤의 모습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 같았다.
그래서 난 행동하기로 결심했다. 쉽지 않지만, 조금씩이라도 행동하기로 했다. 그게 지금 이 글쓰기 챌린지를 하고 있는 이유이며, 내가 앞으로 더 도전해야 할 방향이기도 하다.
이전엔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라는 말에 대해 별생각이 없었다. 아무것도 안 해도 뭐가 일어나기도 하고, 굳이 나서지 않아도 기회가 찾아왔었던, 요행을 경험한 적이 있었다. 그런 경험을 여러 번 하고 나니, 나는 그냥 가끔 찾아온 운에 기대어 삶을 보냈다.
결정적일 때 좋았던 나의 운을 믿으면서 살았다. 이게 아주 큰 잘못이라는 것을 몰랐다. 그냥 난 운이 좋은 사람이구나. 하며 대충 살았다. 가볍게 생각해고, 뭐든 잘 되겠지라며 낙천적으로 생각했다.
세상은 내가 생각한 것만큼 단순하거나, 낙천적이지 않았다. 부정적인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이나 그런 말들을 싫어하는데, 세상은 그런 말을 할 수밖에 없는 경우가 더 많았다. 그렇기에, 이제는 운에 기대어 남은 삶을 보낼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생각보다 그런 운은 그냥 주어지는 것도 아니고, 정말 드물게 찾아오는 것이라, 말도 안 되는 요행 같은 건 인생에 없다는 것을 알았다. 흐름을 바꿔야 한다. 매번 대충, 적당히 살아왔던 내 삶의 흐름 말이다.
나는 앞으로도 책을 읽고, 글을 쓰고, 공부를 하고, 배움의 기회를 찾아갈 것이다. 내가 원하는 마지막을 이루기 위해, 더 이상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