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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 Jun 29. 2024

일상생활에서 발견한 디테일

디테일의 발견 후기 0.0


디테일의 발견은 지난번에도 소개했듯이 일상 속에서 디테일을 조금씩만 변화시킨 후, 편리함, 혹은 효율을 주는 효과를 만들어낸 이야기이다. 그런 작은 이야기들을 엮은 책이 이 책이다.


이 책을 읽은 후, 나도 자연스럽게 일상 속에서 디테일을 발견할 수 있었다. 내가 이 책을 읽은 지 일주일도 안되어서 발견한 디테일들을 소개한다.


디테일의 발견 북 커버 디자인 역시 디테일하다.




1. 울산의 북카페

울산에 내려갈 때마다 가는 울주군에 있는 '다비드 북 카페'이다. 이곳은 두서로 이사 오고 난 후, 아주 자주 가는 곳이다. 이사 온 지, 2년 정도 되었는데, 서울로 올라오기 전엔 못해도 한 달에 두 번 이상은 꼬박꼬박 갔던 곳이다. 서울로 올라오고도 울산에 갈 때마다 꼭 갔다.



그 이유는, 이 공간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북 카페답게 커다란 책장으로 가득 메운 벽면은 물론, 미팅룸, 다양한 형태의 테이블이 가득하다. 룸으로 구성된 공간도 있으며, 1층이 훤히 내다보이는 1층은, 그야말로 공부를 하거나 책을 읽기에 정말 최적의 자리이다.





여러 공간이 잘 만들어진 것을 넘어서, 오늘은 내가 2년 만에 처음 이곳에서 발견한 것을 소개하려고 한다. 울산에 내려간 첫날, 이곳에 갔을 때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책이 일렬로 가지런히 꽂혀 있었다.  



하지만, 한 이틀 뒤, 다시 방문했을 때는, 책장의 각 칸마다 이렇게 책이 하나씩 나와 있었다. 책을 추천해 주는 듯했다. 거기다, 책의 분류도 미묘하게 바뀌어 있었다. 그 며칠 사이 책장 정리를 한 것 같았다. 그러면서 센스 있는 직원이 각 칸마다 추천할 만한 책들을 이렇게 디스플레이 해 놓은 것이 아닐까.



너무 좋은 생각이라고 느꼈다. 막상 책장 앞에 서면 무슨 책을 골라야 할지도 모르고, 앞에 나와있는 책을 먼저 보면, 선택이 쉬워질지도 모른다. 자연스럽게 이렇게 튀어나와있는 책에 호기심이 생길 수도 있다.




그것 외에도 여긴 공간 자체가 좋기 때문에, 기회가 된다면 꼭 방문해 보길 추천한다.


다비드북카페 ㅣ 울산광역시 울주군 언양읍 동문길 21 7층




2. FCU 네가 대체 뭔데

내 자취방은 그냥 일반 에어컨이 아니다. FCU 형식의 에어컨이다. 이게 뭐냐면.. 수냉식 에어컨이다. 한마디로 뜨거운 물과 차가운 물로 시원하고 더워진다는 뜻이다. 그래서 늘 에어컨 안에는 물이 있다. 아무리 말려도 물이 고여 덜 마른 냄새가 난다. 청소를 하려고 필터를 뜯어도, 저 안쪽에 있는 물이 고이는 부분까지는 청소하기가 힘들다. 몇 번을 시도하였지만 실패했다.



그러던 어느 날, 엘리베이터에서 이런 광고를 발견했다. 작년 여름엔 못 봤는데, 올여름엔 이런 광고가 붙었다. 저 업체의 문구가 마음에 들었다. '00오피스텔 최다 청소 업체'. 얼마나 든든한다. 우리 오피스텔 명이 있고, 심지어 이곳을 최다로 청소를 한 업체라는 카피. 마음에 든다. 신뢰가 간다.



'우리 공간 홈 케어' 나도 곧 연락해 봐야지.


센스 있는 청소업체 사장님께 별점 5점!!




3. 포토존

매일 이용하는 마곡나루역 입구. 이곳엔 보타닉 웨딩파크가 있다. 매번 지나갈 때는 제대로 보지 않아서 몰랐는데, 어느 날! 집으로 돌아가던 길에, 늘 입구에 있던 거울을 보았다. 이곳은 웨딩홀 입구답게, 주말마다 결혼식을 올리는 신혼부부들의 이름이 가득 적혀있다. 평일에는 별로 생각 없이 지나가다가 드디어 봤다.



문구가 이미 이곳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말해준다. 포토존. 자동적으로 카메라를 들었다. 이렇게 귀여운 그림과 함께 포토존이라니. 아마 여러 사람들이 이곳을 지나다 멈춰 서서 카메라를 들지 않았을까.



아무것도 없이 밋밋하게 있었을 수도 있는 이 거울을, 평일에는 이렇게 이용한다는 점이 흥미로웠고, 재밌었다. 아마 사람들도 보타닉 파크 포토존의 귀여운 그림들을 사진으로 남기고, 기억하지 않을까.



자칫 심심할 수 있는 평일의 웨딩홀 입구를 포토존으로 바꾼 보타닉 웨딩파크 별점 5점!!




4. 휴지 별곡 화장실

공간을 대여할 일이 있어서 종각역 근처의 '누구나'로 갔다.


우연히 화장실을 이용했는데, 화장실에 글쎄 휴지를 위한 별곡이!!!! 요즘은 휴지를 휴지통에 넣어야 할지, 변기에 버려야 할지 잘 살펴봐야 하는 곳이 많다. 모든 공공장소에서 원하는 것이 다르기 때문이다. 변기를 휴지에 버리는 곳이 많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휴지통으로 버리길 원하는 곳이 제법 있다.



이 휴지 별곡은 딱 화장실 문을 열자마자 나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앉기 전에 이 글을 먼저 읽어 보았다. 휴지를 휴지통에 넣어달라는 말을 이렇게 재치 있게 할 수 있다니. 저절로 웃음이 났다. 별거 아닐 수 있지만, 사람들이 한 번 더 읽어 보게 만든다는 것은 좋은 효과이다. 이걸 본 사람들은 반드시 휴지를 휴지통에 넣게 될 테니까 말이다. 적어도 휴지 별곡이라고 하면 그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말 아닌가.



nuguna ㅣ 서울특별시 종로구 우정국로2길 21 대왕빌딩 11층, 12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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