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루지 후기 1
클루지란 현대에 와서 인간의 인생을 방해하는 '과거의 유물'을 뜻한다. 이 책은 인간의 진화 속에서 현대까지 내려온 과거의 유물들을 설명해 주고 있다. 그러면서 그 속에서 지금은 별 도움이 되지 않는 것들에게 크게 영향을 받을 필요는 없다고 말하는 듯하다.
더 나은 방법을 찾지 못한 과거의 유물들이 아직도 많이 남아있다. 최적의 방식으로 남아있다고는 하지만, 이는 최적이 아닌 그저, 더 나은 방법을 찾지 못해서 그 상태로 남아 있는 것이다.
모든 인간은 생각해 보면 비슷한 성향을 가지고 있다. 신념이 형성되는 과정, 합리화를 이루는 과정, 새로운 것을 도전할 때 느끼는 두려움.
이 과정 속에서 겪는 것들은 최적으로 진화한 것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늘 오류가 발생한다. 예컨대, 합리화하는 과정에서, 옳은 논제를 찾아 그것을 결론이 참이라는 식으로 생각을 진행하는데, 사실은 우리가 옳은 결론을 찾아 조건을 끼워 맞춘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삶 속에서 이런 클루지를 찾아내고, 이를 개선한다면, 인간은 보다 더 영리하고 뛰어난 존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위의 예처럼 재치 있고 주의 깊게 논증된 사례들을 읽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흥분해서 인간에게 발견되는 모든 기이한 버릇들이나 이상한 작용들 뒤에 진정으로 적응에 유익한 전략이 숨어 있을 것이라고 착각하기 쉽다. 그러나 이런 사례들의 밑바닥에는 최적화가 진화의 필연적 결과라는 대담한 가정이 깔려 있다. 그러나 최적화는 진화의 필연적 결과가 아니다. 그것은 진화 속에서 '생길 수 있는 결과'일뿐이다. 결함처럼 보이는 몇몇 것들은 실제로 유익한 것으로 판명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척추와 거꾸로 된 망막이 증명하듯이) 몇몇 결함들은 정말로 최적 수준 이하의 것이며, 그저 진화가 더 나은 방법을 찾지 못했기 때문에 그대로 유지되는 것일 수 있다. 클루지 중 P.25
나도 분명 이런 삶의 오류가 아주 많을 것이다. 나도 모르게, 진화 속에서 굳어진 것들. 이는 잘못되었다기보다는, 그 문제점을 인지하고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간의 장단점을 들여다보고 그것을 객관화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나의 클루지를 돌아보고, 이를 개선해 나갈 방법을 이제부터 생각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