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는 것,

by 진주현

#글#단상#생

매력이없는 배우가 비극을 빨리 배우듯이.
엄격한 부모 아래서 자란 아이가 도망칠 곳을 잘 찾아내듯이.
자잘한 것들에 자주 노출된 자가 더 작은 패닉에도 견딜 수 없듯이.
인간에게 보상을 바라지 않기로 한 자가 실은 쓸쓸하다고 입술을 열지 않듯이.
너무나 당연한 것들에 허덕이는 날들은 한 시절의 행보가 아님을 그저 알듯이.
누군가 생은 무엇입니까? 라고 묻는다면.
점점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것을 배우는 것, 이라고 간신히 대답할지도 모르겠다.
그건 거짓말이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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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필요한 것들은 귀해지고.

닫힌 입술 속만 살이 쪄가고.

어느 작가님이 한 말이다.

바다를 보는 게 직업이었으면 좋겠다.

얼마나 멋진 일인가.

언젠가는 꼭 바다가 보이는 곳에 살고 싶은 간절해서 너덜거리는 욕망.

물을 요구하는 불의 분노를,

내내 간직할 것만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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