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글쓰기#단상#내안의어린아이#마주하기#innerchild
표현을 잘 하지 않는 어린아이가 있다. 열이 39도로 올라도 괜찮다, 라고 말하는 아이가 있다. 열에 들떠도 혼날까봐 참는 아이가 있다. 결핵 증상이 나타나 온갖 병원을 다니며 한 달을 학교를 가지 못 하고 결국 영양실조, 라는 판명을 듣고 할머니와 집에 오던 아이가 있다. 간신히 카스테라를 조금 먹고 밀린 숙제를 하던 아이가 있다. 타이밍, 이라는 약을 먹고 밤을 새워 공부를 하고 생물에서 백점을 맞고 안도하던 아이가 있다.
그 아이는 여전히 내 안에 존재한다.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삼켜지지 않는 것들과 같이.
그것에 대한 특별한 태도를 취하지 않아도 불쑥 튀어나오는 것들을 매일 안고 산다. 지금 나는 아파도 그 아이를 해방시키고 싶다는 말이나 논리에는 맞지 않는 열망을 가지고.
어쩌면 인간은 고양이가 스스로 그루밍을 하듯이 자신의 상처를 끝없이 핥아가며 살아가는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