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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주현 Feb 17. 2021

긴 하루

시간,

잉여 인간처럼 보내는 시간의 오래된 것들에 지치고, 낡아지고, 망가진다.

도무지 아침의 시간을 아무렇지 않게 보낼 수가 없다. 병, 의 냄새를 덮을만한 것이 없다.

그 정의에도 시간이 주어졌으니 또 자나팜을 한 알 삼키고 심장에 빨리 닿기를 바란다.

되도록이면 생각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들과 늘 싸워야 하고 pain, 이 폐인이 되는 것을 가만히, 대책없이 본다.

전혀 자랑스럽지 않지만.

나는 심한 불안증, 우울증, 수면 장애, 공황을 앓고 있다. 십년이 넘게.

사람이 많은 곳을 가지 못하고 책을 내고도 북토그도 할 수가 없다.

아무리 근원을 알아도 변하는 건 없다. 종종 그저 벌을 받고 있나, 싶기도 하다. 아침에 눈을 뜨면 하루가 두렵다. 그나마 오후가 되면 노트북을 펼치고 글을 쓴다.

시간은 내게 폭력적이다. 아니, 시간은 아무 잘못도 없다. 그저 내가 문제일뿐.

종종 누군가의 소매를 잡고 나는 어떡해요, 라고 묻는 요상한 생각도 한다.

참 나쁜 글이다. 안다. 무슨 일이 딱히 있어서도 아니다. 시간이 흐른다고 해결될 것도 없다.

그저 조금 지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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