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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주현 Feb 14. 2021

세상의 언저리들

나와 글,

#글#글쓰기#단상#작가#엘프리데옐리네크#문장#문장들#자세#태도#시선

나는 강자도, 약자도 아니다. 동시에 강자, 이며 약자, 이다. 모호한 말 같이 들릴 수도 있겠지만 인간은 수만개의 우주를 품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문장은 오래전에도 만났지만 다시 차근히 정리해본다.
내 소설들의 주인공이나 주변인들은 어떠한가.
몇 명이 등장하든 그들에게 미안하지만 각자의 상처를 부여한다. 그래야 행동들이 발생하니까.
상처 없는 인간이 세상에 존재할까. 하나라도 트라우마가 없는 인간도 있을까. 아니, 트라우마 까지는 아니더라도 늘 평온한 인간이 있기는 할까.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건 내 관심 속에 없다.
내가 만든 이들은 나의 고통을 조금씩 다른 모양으로 가지고 있다. 종종 나는 그들이 허구, 라는 것도 잊고는 한다.
처음 글을 쓸 때는 등장인물들이 모두 다 더없이 선하기만 해서 네가 동경하는 인간관계를 풀어놓은 거 아니야. 인간들은 그렇게 다 착하지 않아. 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시간이 지나 그것을 몸소 깨닫는 일들이 생기고야 - 그 전에도 일들은 무수히 많았지만 그래서 더 그런 동경을 가졌을지도 모른다 ㅡ 나름의 개성과 매력과 말투와 습관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나의 그들은 나의 트라우마를 하나씩, 때로는 몇개씩이나 짊어지고 있다. 그래도 느릴지언정 걸어가고 있다.
abnormal.
보통의 인간들이 보통이 아닌 일들을 겪으며 일어서는 것에 대해 집중한다.
강자는 약자가 있어야 존재하지만 약자, 라고 치부되는 이들이 얼마나 실은 강직하고 강한지에 대해 나의 시선을 맞춘다.
세상 언저리에서도 숨을 가쁘게 쉬는 누군가를 응원하는 것이 나의 자세.
축구 경기에서 언저리 타임에도 골은 극적으로 터지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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