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를 포기할까, 말까 고심하며 지낸 날들이 한동안 있었다. 너무 어려운 주제를 고른걸까, 그래서 이렇게 매순간 막히기만 하나.
일주일을 글의 폴더도 열지 않고 일부러 버텼다. 말하자면 내 글과 신경전을 벌였다.
속으로 말을 걸기는 했다. 태어나기 싫으면 알았다고.
더 나이를 먹으면 해결할 이야기라면 접겠다고.
그런데 나도 꽤 나이를 먹었다는 것만 알고 있으라고.
그리고.
며칠 전부터 조금씩 속도가 붙었다. 또 고비들이야 오겠지만 장편 소설은 인내, 라는 것을 다시 배우며.
돈 한푼 벌지도 못하는 이 일에 체력과 시간과 정신과 영혼과 마음을 쏟는 일.
작업실이 없어 매일 귀를 이어폰으로 막고 타인들 속에서 집중하는 것. 고단하고 신경질 긁는 환경.
그래도 쓰고 써야지. 무엇을 위해서인지는 몰라도 좋아하는 유일한 일이니.
이 지상에서 살 동안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