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정말 몸과 마음이 붙어있다는 걸 깨달아도
달라지는 건 없다. 요 며칠 죽음의 열망이 심해져 마음을 붙잡기가 어려웠다. 이런 속내는 어떻게든 하루라도 더 살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결례이고 그러면서도 소설은 쓰고 있는 자신에게도 모순이라는 것도 안다.
그저 하루가 이토록 긴 이유는 무기력한 내 탓.
그저 슬픔에 자꾸 잠식되는 이유는 오래된 내 지병의 흔적.
그저 앞만 보고 가라는 말에 피식 웃는 것도 내 삐뚤어짐의 부스러기.
영혼은 양피지 같고, 정신은 끈질기고, 마음은 늘 바닥을 치니 그 이상한 조합 속에서 헤매이는 건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행복, 같은 건 상관없다. 그저 자유롭게 남은 생을 살고 싶을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