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진주현 Jun 19. 2021

같이 위로해요.

자신을,



가득찼던 팔이 허전해 툭, 불거진 갈비뼈를 만지고 패여가는 몸을 한참 뒤에야 깨닫고 거울을 되도록 보지 않으려고 시선을 돌리고 밤과 낮의 구분은 완벽하게 사라지고 눈물에 피부가 짓무르고 지상에서 존재하는 것을 증오하고 쉼 없이 동굴을 파대고 새로운 강박증을 얻고 그때 나를 공격하던 타인들을 영원히 버리고 어떤 책의 한 단어도 읽지 못하고
모든 감각이 열려 소리들에 취약해지고 시간이 멈췄다는 것을 절절히 받아들였다.
앙상한 몸 속에 들어있던 감당하기 어려운 상실의 흔적은 지금도 가지고 있지만 버틸 목적 없이도 여기에 존재하고 있다.
가슴 아픈 시절을 겪었고 겪고  지금 숨 쉬고 있는 이들에게 허튼 소리는 하고 싶지 않다.
그저 잊을 수 없는 것들이 있다면 평생 아껴가며 조각을 내서 하루치의 마음 주머니에 넣고 곁에 있다고 믿고 또 나아가세요. 저도 그럴게요.

작가의 이전글 어떻게 살아야 할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