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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주현 Sep 10. 2021

당신은 양심을 버린 것도 모른다.

혼잣말,

글이야 혼자 쓰면 되지만 다른 작업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있다. 너무나 기본적이고 근원적인 예의. 그러니까 양심, 이다.

내게 필요한 것을 원하고 내가 해냈던 것들.

전조는 이미 경험했지만 내 꿈 탓에 또 이용되어 지고 말았던 것. 그 책임의 반은 내 몫임을 알고 있다.

의논 하나 없이 마음대로 자신의 능력을 부각시키고 싶은 그 욕심에는 이제 고개를 돌린지 오래다.

하지만 그들은 모른다. 그렇게 살아왔으니.

내가 얼마나 고군분투를 했는지, 집중을 위해 벌벌 떨었는지, 비상 신경제들을 급히 삼켰는지.

누군가는 내게 물어볼 것이다.

왜 말을 하지 그랬어?

하지만 나는 그냥 침묵한다.

말을 해도 인간은 변하지 않는다. 그걸 아는 인간이라면 애초부터 그러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러니 그 버려진 양심은 본인이 아닌 내가 보는 요상한 감정이 발생한다. 우스운 일이다.

무언가를 같이 해내면 같이 기뻐야하지 않을까.

서로를 칭찬하고 웃어야 하는 게 아닐까.

이 지극하게 당연한 것들을.

나는 그들에게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차라리 혼잣말을 하는 편이 낫다.

예전 같으면 어떻게든 따졌을텐데 그것도 시시하다.

계속 그렇게 살길.

나는 이제 공짜로 일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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