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부유하던 이미지...
임상심리전문가 수련 2년차를 마무리하는 시점..
멍하니 있을 때면 나도 모르게 어떤 이미지가 반복해서 떠올랐다.
어딘지 모르는 평평한 길을 걸어가는 여자의 뒷모습이 떠오르고,
이내 돌뿌리에 채이는 것처럼 발을 접질리며 쓰러지는 이미지..
분명 여자의 뒷모습은 보이고 어깨가 출렁거리며 한쪽으로 쏠리는데
이상하게도 발은 보지이 않은 채 휘청 휘청 넘어지듯 쓰러지는 여자의 뒷모습...
한 6개월간 어딘가에 초점을 두지 않을 때면 저 이미지가 계속해서 머리 속을 부유했다.
멍하니 있을 때마다, 지하철을 타고 창밖으로 스치는 어두운 공간을 마주할 때마다
동일한 이미지가 순간 순간 떠올랐고,
몇 달의 시간이 흐른 뒤에야, 그게 내 뒷 모습이겠구나,
내가 저렇게 서있기 어려울 정도로 마음이 힘들구나 하는 걸 알았다.
그때 나는,
수련의 한 과정으로 상담을 진행하면서 정신분석연구소 선생님께 슈퍼비젼을 받고 있었다.
상담 과정 중 내담자를 이해하지 못해 몇 회기 동안 계속 헛디딤을 하며 상담을 진행하던 터였고,
이 모든 게 해결되지 못한 내 문제 때문이라는 걸, 나도 잘 알고 있었다.
딱 그런 때였다.
휘청 휘청 쓰러질 듯 발을 계속해서 접질리면서도 불안정하게 걸어가는 그 이미지가 반복된 때가.
분석선생님께 부탁드리고, 선생님이 아니면 분석받지 않겠다며 비장하게 고집을 피우며
그렇게 나의 정신분석은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