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는 걸 알지만

엄마라는 텃밭

by 문장 수집가

싫었어


엄마가 나의 전화를 기다리는 걸 알았지만


엄마와 통화는 대부분


허전하다.

외롭다.

쓸쓸하다.

우울하다. 라는 말의 반복뿐이었어


그 단어들에 묻어 있는

엄마의 우울이

나에게로 전염이 되어

난 엄마의 우울에서 한발짝도 나아가지 못한채

하루종일

그 감정에 목이 졸린채로 괴로워해야만 했어


그리고 두려웠어

혹시 나도 나의 아이에게

그런 감정을 느끼게 할까봐.


그래서


엄마가 나의 전화를 기다리는 줄 알았지만

그냥 내버려뒀어


왜인지 알아?


나도 엄마를 기다리는 사람이었으니까.


나도

엄마의 사랑을

엄마의 애정을

엄마의 지지를

엄마의 응원을


그리고 눈을 맞추면서

내 이름을 불러주길 기다렸으니까


미웠어.


내가 자식을 키워보니까


다 엄마처럼 일방통행으로

감정을 쏟아내지는 않더라구


아이 마음속 텃밭에 곡식들이 잘 자라길 바라며


더 조심하게 되고

더 살피게 되고

더 나누게 되고

더 대화하게 되더라구


그래서 엄마가 더 미워졌어


미안하다는 말 하지 않을께


아마도 엄마가 기다리는

그런기대는

채워주지 못할것 같아.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가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