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애도 일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문장 수집가 May 25. 2023

사진 속 아버지는 그대로인데

하루에 한 번씩 고정적으로 하게 되는 과정 중의 하나가 이메일을 확인하기 위해서

네이버에 접속하는 일인 것 같다.


특별한 내용의 메일이 없음을 확인하고, 닫고의 반복된 패턴이지만

오늘은 알람을 표시하는 종모양에 숫자 1 표시가 눈에 들어왔다.


살짝 눌러보았더니

9년 전 사진이 도착했다는 내용이었다.


사진을 쭉 둘러보니 아마 5월쯤 이맘때인 것 같다.


한 장 두 장 넘어가고 거의 끝무렵에

가족들 모두 식사하는 장면과 함께,

그 안에서 친정아버지가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아.. 작은 탄식이 나도 모르게 흘러나오고 말았다.

그리고 눈물 한방을 또르륵...


그때의 사진을 보는 내내

눈물이 멈추지를 않는다.


평상시에는 나오지 않는 눈물이

어찌하여

아버지라는 단어 앞에서는

멈추지를 않는 것일까?


저 사진 속의 사람들은

각자 자기 자리에서 삶을 지속하고 있는데

아버지는 사진 속에만 그 모습 그대로의  존재로 남아 있다.


그때는 아버지가 계셨고

지금은 아버지가 안 계신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고 나니


아버지의 빈자리에 난 구멍이

한 뼘 더 커져 버리고 말았다.


눈물이 뺨에도 흐르고

마음에도 흐른다.


마음에 흐르는 눈물은

아버지라는 빈자리에

나버린 구멍에 그리움과 속상함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


아마도 오늘 점심은 먹기 틀린 것 같다.



매거진의 이전글 아버지 저랑 커피 한잔 하실래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