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3일 남편의 건강검진 재검 결과를 기다리는 호흡기 내과 진료실 앞, 다시는 이곳에 오고 싶지 않았는데 또다시 그 앞에서 떨리는 마음으로 대기를 했다. 앞에 진료를 보는 사람이 30분 넘게 안나와서 그 사이 나의 불안은 호흡기 내과를 넘어 병원구석 구석을 방황했다.
이곳에서 아버지의 투병이 시작되었고 결국 죽음으로 마무리 되었던 그때가 생각이 나서, 마음이 진정이 되지 않았다.
드디어 의사 선생님을 마주한 순간, 남편보다 나를 향해 웃으면서 아무 이상 없으니 안심하라고 말을 해주었다. 간혹 엑스레이 상으로 폐에 뭔가 보이기도 하는데, 걱정한 폐결절도 아니고 다른 이상소견도 없다며 다시 병원에 안와도 된다고 했다.
감사하다는 말을 몇번이고 한것 같다.
아버지 때는 감사하는 말보다 그럼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요? 라는 말을 되풀이 했었는데,
오늘은
정말 다행이고
정말 고맙고
정말 감사하다. 라는 말을 계속 계속 쏟아냈다.
그 말을 되풀이 하면서, 아빠가 떠올랐다.
그때는
너무 두렵고
너무 무섭고
너무 슬펐는데 말이다. 아빠도 그랬으리라.
몇년의 시간이 흘렀어도 그날의 일은 오늘처럼 생생하기만 한데, 아빠의 자리는 비어 있구나.
오늘
남편의 검사 결과가 정상이어서 감사한 마음과
아빠를 생각하면 아픈 마음이
나의 하루를 점령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