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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현수 Jul 18. 2024

완결 없는 책이 되길

우리의 이야기를 써내려 갑니다.

인사말이 담긴 첫 장은 평범했지만  

장이 넘어갈수록 잉크에 색이 더해져

독특한 빛깔의 책으로 엮입니다.

  

이 책은 첨삭도 없고 퇴고도 없기에

어떤 장에는 설렘과 웃음으로 가득하지만   

어떤 장에는 슬픔과 두려움으로

축축이 젖어 있는 장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젖은 장에도

사랑은 가장 큰 글씨로 쓰여 있으니

사랑을 할 때에는 기쁨과 슬픔이 오가는 것임을

이제 알게 됩니다.


그대여, 우리의 장에   

언제고 혹독한 겨울이 온다면

그때는 다시 찾아올 버드나무를 믿으며    

글이 아닌 점을 찍어 장을 채우려 합니다.


그리고 다시 글씨로 채워지는 날

점이 찍힌 장들 또한 ‘사랑이었다.’

말할 수 있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마지막 바람은

 완결 없이 계속돼

우리의 서사들이 구분 없이 뒤섞이다


나나 그대 한쪽이 아닌

주인 모를 책이 될 수 있기를

이 또한 감히 바라여 봅니다.


여기를 누르시면 인스타 음악과 함께 시를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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