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정의의 역설_01
결론부터 말하면 일과 가정은 독립된 것이 아니라 일체적 데일리 라이프이다. 즉, 인간의 라이프 사이클에서 자녀가 있는 경우에 대하여 사회정책적으로 유연하게 지원하는 그 이 상 그 이하가 되어서는 안 된다. 일과 가정을 분리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일과 가정이 대치적 관계이면서 융합될 수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는 인식이 기저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국책 연구기관에서 계약직 연구원으로 근무하던 시기에 저출산에 대응하는 도시 및 주거 정책 연구에 참여한 적이 있다. 해당 연구를 수행하면서 해외 아티클을 하나 접하였는데 그때 당시 상당히 신선했던 경험이 있어 여기에 몇 자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일반적으로 선진 국가보다 그렇지 못한 국가의 출산율이 높다. 즉, 소득이 출산율과의 상관성을 지니나, 다만, 선진국가 차원에서는 시간이 지날수록 출산율이 다시 높아지는 경향을 띠는데 이는 여성의 소득과 관계가 높다. 즉, 여성이 고소득자일수록 경제적 여유 가 생겨 출산으로 인한 양육비의 부담 능력이 있어, 출산이 일정 수준 이상(두 자녀 이 상) 이루어진다.’…. 아마 프랑스 사례였던 듯하다.
출산에 대한 또 하나의 에피소드가 있다. 뉴욕에서 연구 인턴으로 근무하던 시기에 여성 레지던스에서 머물렀던 적이 있다. 그때 노르웨이 출신 댄서 친구를 만났는데 자기 친오 빠가 여자친구가 있는데 임신했다고 한다. 아직 결혼은 하지 않았는데 낳고 나서 결혼은 천천히 한다고 들은 적이 있다. 그때 당시 싱글이었던 나는 한국 문화에서 익숙치 않은 혼전 임신, 그리고 결혼이라는 것을 큰 행사이기 보다는 수많은 라이프 사이클 중 하나 의 라이프 사이클로 인식하는 그들의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앞서 언급한 에피소드는 둘 다 2010년대 초에 경험한 일들이다.
내 아이가 5살 때 박사학위를 받으면서 일을 다시 본격적으로 하기 시작하였다. 그때 난 철저히 느꼈다. 일-가정 양립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직장에서의 업무 성과를 낼 때 아이를 제대로 돌보면서 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가능한 줄 알았는데 대상포진이 1년 새 두 번 생기면서, 그나마 친정어머니와 청소 도우미, 돌봄 여사님까지 두었음에도 내가 원하는 만큼의 업무 성과, 싱글일 때 이 정도는 해야 완성도가 있다고 느껴질 정도의 완성도는 나오지 못하였다. 그때 정말 많이 좌절했고, 주변에 특히, 친정 어머니한테 정말 많이 화냈던 내 자신이 너무 싫다.
여전히 일-가정 양립을 위한 출산 및 양육지원 정책이 쏟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나는 잘 모르겠다. 아이를 더 낳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정부에서 출산하라 말라 하는 것도 불편하거니와 여전히 인구 대응을 성장사회 시대 수 준으로 회귀를 기대하는 것 자체가 한국을 사는 현대인에게는 불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