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 후기

빈틈을 생각할 새도 없이 몰아치는 액션 퍼레이드

by 조조할인

천하제일코스프레 대회라는 말이 나올만큼, 그야말로 일본은 만화책의 실사 영화화 전성시대이다. 원래도 꾸준하게 실사 작품들이 제작되어왔었지만, 최근 들어 그 쏠림이 심각하다. 그렇다고 실사 영화들이 괜찮은 완성도는 커녕, 정말 코스프레에 가까운 수준에 머무는 작품이 대다수인 것을 생각하면 일본 영화계도 꽤나 침체기인 듯 싶다. 그럼에도 가뭄에 콩나듯 괜찮은 작품들이 나오기도 하는데, '기생수'가 그랬고, '바람의 검심' 시리즈가 그랬다. (하나 더하자면 '아이 엠 어 히어로'까지) '아인'을 관람한 이유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였다. 다행히도 이 영화, 절반의 성과는 거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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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영화의 원작 만화책이나 애니메이션은 접하지 못했다. 이처럼 원작을 접하지 않은 관객들에게 영화 '아인'은 상당히 불친절하다. 캐릭터들의 동기나 인과 관계에 대해서 딱히 설명하고 싶은 생각이 없어보이고, 그래서 영화가 끝나도 캐릭터들의 의중을 파악하기 힘들다. 대신 엄청난 속도감의 액션으로 몰아친다. '아인'이 무엇인지에 대한 아주 간단한 설명에 이어서 오프닝부터 피칠갑 액션이 펼쳐지는데, 이거 꽤나 화끈하다. 영화는 열번의 설명보다 한번의 총질로 대신한다. 이는 영화에 큰 장점과 큰 단점으로 각각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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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장점은 적어도 이 영화가 액션 영화로서는 크게 나쁘지 않다는 점이다. '죽지 않는다'라는 '아인'들의 특징을 확실한 등급 설정으로 제대로 그려낸다. 특히 '아인'이 가진 특성을 잘 보여주는 사토의 액션이 눈에 띄는데, 초반부 침투 시퀀스나 중반부 SAT의 1 대 40의 대결이 인상깊다. 단점은 원작의 매력을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이다. 이게 너무나도 치명적인데, 영화가 너무 불친절하다보니 원작을 따로 찾아보지 않으면 인물들의 심중을 파악하기가 힘들다. 조연들은 물론이거니와 영화의 주인공들도 그렇게 느껴지니, 아무리 속도감과 액션이 뛰어나도 동시에 답답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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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이전의 다른 만화 원작 영화들에 비해서 확실히 자신만의 재미는 가지고 있다. 일본 영화로 드물게 IMAX 카메라로 촬영되었다는 것과 일본 내에서 IMAX나 4DX, MX 등 다양한 포맷으로 개봉한 이유를 알 수 있을만큼 액션 하나만큼은 확실히 눈에 띈다. 예상 외로 만족스러운 액션 때문에 스토리의 부실함이 더 아쉽게 느껴진다. 그리고 확실히 일본 실사 영화들은 '기생수'도 그랬고 '아이 엠 어 히어로'도 그랬듯이, 확실한 장르성을 띌 때 그 장점이 더 발휘되는 것 같다. 아, 그러고 보니 '아인'이 '기생수'와 '아이 엠 어 히어로' 제작진 작품이었구나...어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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