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영화에도 강렬함을 더하는 '제니퍼 로렌스'의 힘
비록 최근의 작품인 '패신저스'와 '마더!' 두 편 모두 흥행과 비평 모두 쓴 맛을 삼켰지만, '제니퍼 로렌스'는 여전히 할리우드 최고의 20대 배우임이 분명하다. '마더!'같은 경우는 극단적으로 갈리는 평 가운데서도 그녀의 연기만큼은 불평이 없었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그래서 뻔한 스파이 영화로 보이는 '레드 스패로'도 '제니퍼 로렌스'가 선택한 작품이라는 점만으로도 꽤나 구미가 당긴다. 아쉽게도 별미라고 할만한 작품은 아니지만, 영화 '레드 스패로'는 '제니퍼 로렌스'가 혼자서 멱살 쥐고 끌고가는 재미만큼은 분명히 느껴진다.
'레드 스패로'는 실제 33년간 CIA 요원으로 일한 '제이슨 매슈스'의 원작을 바탕으로 한다. 그래서인지 흔히들 스파이 영화라고 생각하면 떠올리는 '007' 시리즈나 작년의 '아토믹 블론드'에서 보여줬던 화려한 액션은 찾아보기 힘들다. 오히려 '팅커 테일러 솔져 스파이'처럼 묵직하면서도 팽팽하게, 그러면서도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스파이들의 삶을 잘 그려낸다. 성공한 무용수였으나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진 '도미니카'(제니퍼 로렌스)가 엄마를 지키기 위해 '레드 스패로'로 활동하는 과정을 2시간 20분이라는 꽤 긴 러닝 타임 속에 담아내는데, 이 뻔하디 뻔한 스파이 영화를 지루하지 않게 만드는 건 온전히 배우의 몫이다.
추운 나라에서 온 이 스파이의 매력은 솔직함에 있다. 스파이와 솔직함이라는 단어는 물과 기름만큼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지만, 도미니카는 이 솔직함으로 판을 흔든다. 이 솔직하면서도 속을 알 수 없는 도미니카라는 인물을 위해 제니퍼 로렌스는 온몸을 던져 열연한다. 파격적인 노출과 처절한 고문, 절박한 액션까지 펼쳐보이며 스크린에서 시선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사실 스파이 영화라는 장르와 긴 러닝 타임을 생각하면 생각보다 밀도가 떨어지는 스토리가 아쉬운데, 이를 배우의 힘으로 채워낸다. 다르게 말하면 뻔한 스토리마저 살리는 배우의 힘은 대단하지만, 그녀는 좀 더 나은 작품에서 보고 싶은 것도 사실이다. 다음 작품에서는 또 어떤 놀라운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