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DX로 시원하게 즐긴 게임 한 판
게임 원작 영화는 실패한다는 징크스를 시원하게 깨부순 작품은 몇 없지만, 계속해서 베스트셀러 게임들이 영화화되는 이유는 게임 특유의 매력에 있을 것이다. 성공한 게임이라면 시원한 타격감과 몰입감있는 스토리 라인, 매력적인 캐릭터를 갖추고 있기 마련이다. 이처럼 손안대고 코풀 수 있을 것만 같은 차려진 밥상이지만, 이상하게 영화화만 되면 이 장점들 중 하나도 제대로 살리지 못하기 부지기수이다. 게임의 영화화에 대한 다소 안일한 접근은 게임 팬들과 영화 관객들 모두 실망시키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전은 계속된다. 게임에서도 새로운 설정으로 리부트된 '라라 크로프트'는, 무려 15년만에 다시 한번 '툼레이더'라는 타이틀을 달고 영화로 돌아왔다.
나를 포함해서 '툼레이더' 원작 게임을 안해본 관객들에겐 '라라 크로프트' = '안젤리나 졸리'로 받아들여지기 쉽다. 무려 17년 전에 나왔지만 지금까지도 게임 원작 영화 부동의 흥행 1위 타이틀을 쥐고 있는 '툼레이더' 1편의 성공 비결은 '안젤리나 졸리'라는 배우의 매력에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원작 파괴라는 원성을 들으면서까지 섹시 여전사로 이미지를 바꾼 '안젤리나 졸리'의 '라라 크로프트'는, 배우를 스타덤에 올린 것은 물론이거니와 영화의 흥행까지 책임졌으니 말이다. 비록 2편이 망하면서 이번 리부트 작품이 나오기까지 15년이란 세월이 걸렸지만, '알리시아 비칸데르'의 라라도 그리 나쁘지 않다. 오히려 헐거운 스토리라인을 메우기 위해 쉴새없이 뛰고 구르고 맞고 때리는 그녀의 고군분투가 눈물겨울 지경이다.
그만큼 '툼레이더'는 무엇보다 스토리가 아쉽다. 아무리 원작 게임을 따랐다고는 하나, 스토리는 스킵하고 게임 스테이지만 진행하는 듯한 특색없는 각색은 캐릭터의 매력도 팍 죽여버리고 만다. 특히 이번 '툼레이더'는 국내 배급사들이 좋아라하는 '더 비기닝'이란 부제가 아깝지 않을만큼 라라 크로프트의 시작을 알리는 작품인데, 이처럼 안일한 소개가 김빠지게 만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에는 강력한 한방이 있으니 의외로 영화 외적인 장치인 '4DX'이다.
게임이 영화화되면, 게임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을 필연적으로 잃어버리게 되어있다. 바로 직접 '플레이'하는 재미를 빼앗긴 채 화면만 바라봐야한다는 것이다. 다행히 이번 '툼레이더'는 게임 속 여러 플레이들을 꽤나 충실히 따르는데, 이런 장면들에 몰입감을 더하는 것이 바로 4DX이다. 라라가 정말 몸이 박살나는 게 아닌가 싶을만큼 뛰고 구르는 장면들이 많은데, 4DX의 모션 체어 효과나 진동 효과가 단순히 '보는 재미'를 넘어서 영화 속 액션들을 '체감'하게 만드는 재미를 준다. 1인칭 시점의 게임 속 장면들을 구현하다보니 4DX 효과와 더 잘맞아떨어지는 시너지 효과를 낳는데, 그래서 어떤 포맷으로 보느냐에 따라 영화의 만족도가 상당히 갈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 '툼레이더'는 영화만 놓고 본다면 다소 아쉬운 게 사실이기 하다. '라라 크로프트 비긴즈'이다보니 본격적으로 각성하는건 후반부인데다가, 등급을 위해 조절한 액션의 수위 덕분에 '저여자가 우릴 모두 죽일거야'라는 게임 속 명대사도 없다. 악역은 매력이 없다 못해 존재감마저 희미하고, 이전 영화 버젼과 달리 판타지를 배제한 후반부의 전개에도 호불호가 갈릴 것만 같다. 하지만 마법의 MSG같은 4DX라는 포맷 덕분에 게임 한 판 신나게 플레이한 듯한 이 만족감은, 차마 이 영화에 엄지를 내리지 못하게 만든다. 이 영화가 궁금하다면, 가능한 4DX로 보시기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