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처럼 촉촉하게, 사탕처럼 달달하게
지금 국내 극장가는 그야말로 리메이크 열풍이다. '리틀 포레스트', '사라진 밤'에 이어서 '지금 만나러 갑니다'까지 매주 리메이크 영화들이 개봉하는 진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지금 만나러 갑니다'의 위치는 특별하다. 앞선 다른 작품들에 비해 높은 인지도를 지니고 있고 현재까지도 꾸준히 사랑받는 명작이기에, 자칫하면 잘해야 본전인 경우가 될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저 원작 따라하기에 급급한 건 아닌지 아니면 또 신파로 흘러갈지에 대한 걱정이 앞섰지만, 영화는 의외로 '로맨틱 코미디'를 선택한다. 화이트 데이날의 사탕처럼 달달하게 흘러가는 한국 버젼의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간만에 볼만한 로맨틱 코미디로 재탄생했다.
원작 영화에 비해 좀 더 웃음 포인트가 붙으면서 로맨틱 코미디로 탈바꿈했는데, 이 선택이 그리 나쁘진 않다. 영화 속 유머들이 오버스럽지 않고 적당히 사랑스럽게 그려지고, 화면은 그보다 더 화사하게 비춰진다. 적재적소에 배치된 카메오의 선택도 빛난다. 하지만 무엇보다 놀라운 건 두 주연배우 손예진과 소지섭의 빛나는 외모다. 두 배우가 '외모'에 집중해서 이쁘게 찍은 자품이 언젠인지 기억도 안나는데, 이번 영화에서 두 배우가 각잡고 작정하면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제대로 보여준다. 특히 손예진 같은 경우는 작정하고 이쁘려고 하면 아름다움의 리미트를 터트릴 수 있다는 것을 확실히 증명한다. 아직도 대학생 역에 어울린다는 것이 놀랍기도 하다.
사실 기대치가 낮았던 영화였어서 그런지 더 큰 재미를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스크린만 바라봐도 당뇨가 걸릴 것처럼 달달하고, 봄비처럼 가슴을 촉촉하게 적시는 것이 아주 그냥 말라죽은 연애 세포를 강제로 예토 전생시켜버린다. 생각보다 더 달달하고, 은근히 감동적이고, 예상보다 더 웃긴 한국판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많은 관객을 만날 준비가 제대로 되어 있다. 올 화이트 데이는 이 영화가 사탕깨먹듯이 다 씹어먹을 것이라 예상되는데, 얼마나 많은 썸남썸녀들을 이어줄지도 기대된다. 그리고 얼마나 많은 커플들이 장마가 올 때까지 계속 사귈수 있을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