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콰이어트 플레이스] 후기

극장에서 맛보는 익스트림 ASMR 체험

by 조조할인

경사도 이런 겹경사가 따로 없다. '에밀리 브런트'와 '존 크래신스키' 부부가 북치고 장구치고 만든 '콰이어트 플레이스'는 평단의 찬사와 함께 북미에서 기대 이상의 흥행 성적을 거두고 있는 중이다. 비수기라고 할 수 있는 지금 시기에 무려 5천만불의 오프닝 성적과 함께 개봉 2주차인 현재 1억불도 훌쩍 넘긴 상태다. 국내에서는 아쉽게도 공포 영화 '곤지암'이 한번 쓸고 지나간터라 흥행 성적은 다소 아쉬운 편이지만, 관객들의 반응은 역시나 뜨겁다. 혹여나 극장에서 관람 예정이신 분들은 팝콘같은 먹을거리, 특히 나초를 사가는 불상사는 피하길 바란다. 옆좌석의 침삼키는 소리조차 민폐처럼 느껴질만큼, 극장 자체를 ASMR화 시켜버리는 영화 덕분에 먹고 마실 시간은 거의 없을테니 말이다.



'콰이어트 플레이스'는 인간의 오감 중 하나인 '소리'를 제거해린다. '소리를 내면 죽는다'라는 간단한 설정 하나만으로 관객들의 호흡을 능수능란하게 쥐었다 폈다 가지고 논다. 세계관의 친절한 안내와 함께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오프닝부터 마지막 엔딩까지 영화는 장르 영화로서의 재미를 확실히 선사한다. '클로버필드 10번지', '맨 인 더 다크'처럼 짜릿한 스릴감을 안겨주면서도, 소리를 내면 안된다는 제약이 끝까지 관객들의 숨통을 쥐어튼다. 덕분에 영화의 다양한 설정 구멍들을 생각할 틈을 주지 않는다. 하지만 이 스릴감 못지 않게 영화에서 눈에 띄는 부분이 있으니, 바로 '가족'이다.



'콰이어트 플레이스'는 영웅이 괴물에 맞서 지구를 지키는 그런 류의 영화가 아니다. 오히려 사랑하는 이들을 지키기 위한 한 가족의 처절한 발버둥을 통한 가족애가 더 돋보이는 영화다. 소리를 내면 죽는다는 점 이외에도 이 가족에게 다양한 설정들을 부여하면서 영화에 긴장감을 부여하는데, 이 과정을 통해 가족들 간의 사랑과 믿음을 다시 한번 확인한다. 세계가 멸망 직전일지언정 남녀는 사랑을 나누고, 부모와 자녀는 갈등한다는 점도 재밌다. 눈물나는 가족애와 숨막히는 긴장감을 한꺼번에 느낄 수 있는 영화는 그리 흔하지 않다. 장르 영화 속에서도 이런 재미를 잘 녹여낸, 숨죽이며 흐느낄 수 있는 '콰이어트 플레이스'를 꼭 극장에서 확인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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