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라는 이름의 어장
얼마 전 '내 이야기!!'에서 '나가노 메이'의 상큼한 미소에 치인 덕분에, '한낮의 유성'도 굳이 극장서 챙겨서 보게 되었다. 영화의 내용은 그렇다쳐도 스크린을 가득 채운 '나가노 메이'의 밝은 미소를 다시 볼 수 있으니 말이다. 포스터부터 대충 예상은 했지만, 영화는 역시나 낯간지럽다. 순수한 시골 소녀를 두고 벌어지는 꽃미남 선생님과 차도남 동급생 간의 삼각 관계라는 내용에 그리 새로운 점은 없다. 하지만 어차피 이런 영화는 다 알면서 보는 재미 아니겠는가? 이런 점들을 기대하고 본다면 '한낮의 유성'은 나름 만족스러울 수도 있겠다. 존버해서 쟁취한 사랑, 순수해서 귀엽다.
상큼한 미소로 스크린을 가득 채우던 '나가노 메이'의 매력은 '한낮의 유성'에서도 여전하다. 다만 '한낮의 유성'은 오그라드는 일본 특유의 분위기가 훨씬 더 많이 들어가 있다. 게다가 설정도 여학생이 담임선생님과 같은 반 남학생을 두고 삼각관계에 빠지는 얘기니 뭐... 남자들이 군대를 안가서 학생들이랑 나이 차가 덜 나서 그런지 일본은 은근히 이런 선생님과 학생의 로맨스를 그린 작품이 더 많이 보이는 것 같다. 국내에서는 보통 이런 로맨스가 막장이나 파국(?)으로 치닿는 경우가 많은데(EX. 여교사, 용순, 가시), 여기서는 한없이 밝은 분위기이다. 다만 '그래도 어떻게 학생을' 이런 상식이 없는건 아니고, 그것 때문에 갈등을 겪기도 한다.
하지만 문제는 이보다 어중간한 여주인공의 태도다. 사랑과 우정 사이에서 갈등하는 그녀는 참으로 순수해보이지만, 동시에 고도의 어장 관리 능력을 보이기도 한다. 이게 참 애매한데, 의도하지는 않았다고 해도 결국 그녀의 확실치 않은 태도는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입히기 때문이다. 이런 걸 보면 철벽이 꼭 나쁜 것 만은 아니다. 뭔가 내용이 '꽃보나 남자'의 팬픽 버젼 같기도 했다. 나가노 메이가 아오이 유우나 아야세 하루카와 닮았기도 했지만, 이 작품에서는 뭔가 이노우에 마오를 떠올리게(정확히는 마키노 츠쿠시) 한다. 혹여나 빠른 시일 내에 일본판 꽃남이 리메이크된다면 캐스팅 1순위가 아닌가 싶다. 다들 멋지고 이쁘게 나오니, 세 배우 중 한명이라도 팬이라면 극장에서 봐도 나쁘진 않을 것 같다. 다만 사람마다 케바케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영화 자체가 막 설레거나 떨리거나 애틋한 분위기는 좀 찾아보기 힘들었다. 나가노 메이의 팬이라면 차라리 '내이야기!!'를 챙겨보는 게 더 나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