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견에 대한 멋진 뒤집기 한판
'당갈'이 인도에서 대박이 터졌을 때만 해도, 인도의 국민 배우인 '아미르 칸'이 출연해서 그러려니 했다. 그런데 이 영화가 중국에서 개봉 후 엄청난 흥행 성적을 거두면서 작품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다. 도대체 이 작품이 무슨 매력이 있어서 대륙을 사로잡은 것일까 싶었는데, 영화를 만나보니 답을 알 수 있었다. '당갈'은 편견에 대한 당찬 도전을 그린 영화이면서 동시에 스포츠 영화이고, 가족 영화이다.(그리고 인도식 국뽕 한스푼 추가) 이런 류의 영화가 나왔다는 사실보다, 엄청난 흥행을 거두고 있다는 것을 보면 세상이 바뀌고 있다는 것이 피부로 느껴진다. 이젠 그럴 때가 됐다.
'당갈'은 포갓 가족의 실화를 바탕으로 하는 영화다. 국제 레슬링 대회에서 인도 국가대표로 출전해 금메달을 따는 것이 일생일대의 숙원이던 '마하비르 싱 포갓'(아미르 칸)은, 아버지의 반대로 꿈을 접는다. 그는 자신의 꿈을 대신하여 이뤄줄 아들을 원하지만, 무려 딸만 내리 넷을 얻게 된다. 하지만 우연한 기회로 첫째딸 기타(파티마 사나이 샤크)와 둘째 바비타(삼아 몰호 트라)에게서 레슬링의 재능을 발견하고, 다른 사람들의 따가운 눈총에도 불구하고 딸들을 레슬링 선수로 키우기 위해 특훈에 들어간다.
한국 사회에도 여전히 남아선호사상의 잔재가 여기 저기 남아있는데, 하물며 1인1자녀 정책을 펼친 중국이나 카스트 제도가 있었던 인도같은 경우는 어떨지 안봐도 훤하다. '당갈'에서도 딸아이에 대한 인도 사회의 처우가 여전히 얼마나 열악한지 가감없이 그려진다. 나이가 적당히 차면 시집이나 보내버리고, 음식이나 청소를 하는 정도라만 인식하는 사회이기에 딸들에게 그냥 운동도 아닌 '레슬링'을 시키는 '마하비르'의 모습은 미치광이처럼 보여졌을 것이다. 처음에는 '마하비르'가 그저 자신의 꿈을 위해 딸들을 도구적으로 활용하는 모습처럼 그려지지만, 알고보면 그 근간에는 딸들에 대한 무한한 사랑과 희생이 깔려있다.
자신의 딸들에게는 자기 세대의 아픔을 물려주지 않겠다는 아버지의 강한 의지와 사랑을, 딸들은 나중에서야 깨닫게 된다. 스스로 삶을 선택할 수 있는 배경을 마련해주기 위해 아버지는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한다. 때로는 독재자 같고, 때로는 꼰대 같지만 그는 누구보다 딸들의 인생을 생각한다. 그래서 아버지와 딸들이 서로의 인생을 일정 부분 희생하여 서로의 인생의 빈 틈을 채우는 마지막이 더 감동적으로 와닿는다. 이처럼 '당갈'은 여자니까 할 수 없다는 인도의 편견에 멋지게 한판 뒤집기를 알찬 내용과 박진감 넘치는 레슬링 경기로 선보일 뿐만 아니라, 더불어 부패한 관료제에 대한 비판까지 빠트리지 않는다.
'당갈'의 긴 러닝 타임과 발리우드 특유의 춤추고 노래하는 전개가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그러나 속편이 자체 내장되어있는 듯한 긴 러닝 타임은 의외로 신나게 흘러가는 편이고, 삽입곡은 많지만 뜬금없이 춤추고 노래하진 않는다. 다양한 삽입곡들은 인물들의 심리를 대변하는데, 특히나 주제가는 엉덩이를 들썩거리게 만들만큼 신난다. 지금 극장가는 전세계를 막론하고 '어벤져스 : 인피니티 워'로 초토화되고 있는데, '당갈'은 어벤져스를 본 관객들에게는 최고의 차선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