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나의 소녀] 후기

응답하지 못한 너의 1997

by 조조할인

'안녕, 나의 소녀'는 '말할 수 없는 비밀'이나 '그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그리고 이 영화의 주연인 송운화가 나오는 '나의 소녀시대'를 기대하고 보시는 분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달달한 제목과 예고편에 끌린 본인도 그랬다. 일본 로맨스와는 또 다른 대만 특유의 청량한 맛이 느껴지는 이전의 영화들을 기대하신 분들에게는 죄송하지만, '안녕, 나의 소녀'는 이상하다 못해 좀 괴상한 영화다. 굳이 타임 워프를 해놓고도 이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인물들의 감정선은 혼란스러운데다가, 급하게 마무리되는 결말은 혼란스러울 정도다. '안녕, 나의 소녀'를 보다보면 당혹스럽다는 생각이 절로 들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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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주인공인 '정샹'은 우연한 기회에 1997년 고교생 시절로 돌아가게 된다. 그리고 그때 이뤄지지 못해 후회했던 첫사랑 '은페이'와의 관계와 운명을 되돌리기 위해 노력하는데, 전혀 공감이 안된다는 게 문제다. 일단 남주의 행동이 지나치게 이기적이다. 상대방을 사랑한다면서 그녀의 꿈을 짓밟으려하고, 막무가내로 떼를 쓰듯이 행동하는 점은 20년 뒤 미래에서 온 어른이 맞나 싶을 정도다. 차라리 다른 방식으로 바꾸려고 하지, 왜 굳이 이래야하나라는 의문이 자연스레 생긴다. 그래서 보다보면 '니가 그러니까 쟤랑 안이뤄진거야'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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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로 돌아가서 97년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것도 잠시, 이런 트러블들이 자꾸 생기다보니 실소가 나온다. 실제로도 남주의 행동 덕분에 극장 내에서 본인 뿐만 아니라 실소가 꽤나 많이 터져나왔다. 감정선이 쌓일 새도 없이 뜬금없이 행동하는 남주나 여주 덕분에, 진지한 장면에서도 관객들이 웃는 기이한 모습이 펼쳐졌다. 그리고 극중에서 계속해서 언급되는 대만가수에 대한 추모도 이어지는데, 사실 모르는 사람이라 크게 공감하기도 어려웠다. 가수의 노래는 좋았지만, 얼렁뚱땅 마무리되는 후반부는 정말 실망이었다. 타임워프까지 해놓고 이런 용두사미식 전개라니, 마치 쪽대본으로 겨우겨우 연명하다가 엉망으로 끝나는 한국 미니시리즈 드라마들 같았다. 남주인 '류이호'는 정말 잘생겼던데, 하는 행동 때문에 좀 미련하고 답답해보일 정도였다. 이처럼 '안녕, 나의 소녀'는 여러모로 많이 실망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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