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전] 후기

간지와 후까시 그 사이

by 조조할인

얼마만이더냐, 예고편만 보고 뻑이 가버린 한국 영화가. 큰 기대없었던 '독전'에 마음을 빼앗긴 것은 'Imagine Dragons'의 'Believer'가 맛깔나게 사용된 예고편 때문이었다.('독전'의 영어 제목도 'Believer'이다) 작정하고 힘줘서 찍은 아우라가 느껴지는 세련되고 섹시한 영상은 물론이거니와, 각잡고 캐릭터에 맞는 옷을 빼다 입은 배우들의 모습에서도 기대감을 가지기에 충분했다. 결과적으로 '독전'은 그리 나쁘지 않은 오락영화다. 적당한 긴장감과 적당한 액션, 적당한 캐릭터과 적당한 클리셰들까지 킬링타임 오락영화로는 충분히 제 몫을 치룬다. 그러나 영화에서 멋 이상의 무언가는 느껴지지 않는다. 간지와 후까시 그 사이, 딱 그 정도에 머물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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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전'은 앞만 보고 달리는 영화다. '원호'(조진웅)과 '서영락'(류준열)이 '이선생'을 잡기 위해 손을 잡은 초반부터 끝까지 힘을 뺄 생각없이 직진 또 직진으로 달린다. 이를 받쳐주는 화려한 영상들과 귀에 감기는 음악, 색깔 확실한 캐릭터들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덕분에 지루할 새 없이 스크린에 시선을 고정할 매력 정도는 발산한다. 다만 이들이 극 전체를 위한 팀플레이가 되지 못하고 단발성으로 한발한발 희생된다는 점이 아쉽다. '이선생'이라는 맥거핀을 끝까지 끌고 가기 위해 극 중반 새로운 캐릭터 투입 - 사망 - 투입을 반복하는데, 개성 강한 인물들을 쉽게 휘발시켜버리는 이런 전개는 강약 조절에 실패하는 원인이 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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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극 전체를 지배하는 '이선생'의 정체가 아쉽다. 예상은 일찍부터 했는데, 정작 뚜껑을 열고보니 역시나 뻔해서 김이 새버린달까? 게다가 15세 관람가를 위한 눈속임에 가까운 편집도 좀 비겁하다. 차라리 시원하게 청불로 갔으면 액션의 시원함이라도 있었을텐데, 15세 관람가를 위한 빠른 편집은 액션의 타격감도 제대로 느끼기 전에 넘어가버려서 좀 싱겁다. 이처럼 이래저래 불평불만이 가득했던 이유는, 그냥저냥 볼만했음에도 불구하고 잘빠진 예고편 이상의 재미를 크게 느끼지 못했던 아쉬움 때문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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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 스크린을 집어삼킬듯한 포스를 뿜어내는 김주혁 배우의 연기는, 마지막임을 기억하고 싶지 않을만큼 강렬하고 저릿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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