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해공갈 무대뽀 막장 청춘 호러
매년 돌아오는 건 각설이 뿐만이 아니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미국의 청춘 호러 영화들도 그러하다. 떼거리로 몰려가서 하지 말라는 거 하다가 된통 당하는 이 유서깊은 장르는 뻔하면서도 특유의 활력과 재미가 있긴 하다. 게다가 '겟 아웃', '해피데스데이' 등으로 요새 잘나가는 '블룸하우스 프로덕션'의 신작이라면 기대감이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아쉽게도 '트루스 오어 데어'는 블룸하우스의 오발탄도 아닌 불발탄이 되고 만다. 무리수인 설정을 억지로 끌고 가다 얼렁뚱땅 끝내버리는 이 영화의 진실을 받아들이는 도전이 쉽지만은 않다.
피끓는 청춘 남녀가 '진실 혹은 도전'이라는 게임을 만났다. 게임이 주어준 규칙에 따라 진실을 말하거나 미션에 도전해야만 한다. 아님 죽는다. 왠지 '파이널 데스티네이션' 시리즈가 생각나는 이 간단한 규칙의 게임은 실체가 없다. 하지만 '트루스 오어 데어'는 판을 깔아놓고도 제대로 놀지 못한다. 무리한 설정을 억지로 끌고 가기는 하는데, 긴장감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 무엇보다 공포 영화를 표방함에도 그리 무섭지 않다는 게 가장 큰 약점이다.
사실 공포 영화라기보다 청춘 막장 캠퍼스 드라마에 가까운데, 중간 중간 뜨악한 전개는 헛웃음이 나올 수준이다. 특히나 모든 사건을 구글링과 페이스북으로 해결하는 이 간단하면서도 힘빠지는 방법 덕분에 긴장감이 더 떨어지고 만다. 또한 '정의란 무엇인가'에 나올만한 도덕적 딜레마를 거창하게 먹이기는 하는데, 그냥 고구마 민폐 여주인공 탄생을 위한 밑밥 정도에 불과했다. 잘 살리면 충분히 잘 써먹을 수 있을만한 괜찮은 설정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날림 제작과 허접한 완성도는 흥행을 떠나서 블룸 하우스 프로덕션의 이름값만 떨어트릴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