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과 우려가 환호와 탄성으로
'스타워즈 시리즈'는 말그대로 시리즈의 기로에 섰다. 개봉만 하면 돈을 쓸어담는데 무슨 걱정이냐고? 캐넌(현재는 '스타워즈 레전드')을 리부트한 것도 모자라 '라스트 제다이'에서는 그야말로 올드팬들 뒷목잡는 전개를 선보였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라스트 제다이'를 굉장히 재밌게 봤음에도 불구하고, 올드팬들의 이런 원성이 충분히 이해가 갈만큼 디즈니는 신규 관객들을 위해 하나의 문화이자 신화를 무참히 찢어버리는 선택을 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한 솔로 : 스타워즈 스토리'(이하 '한 솔로') 제작 과정을 둘러싼 수많은 이야기들은 걱정과 우려만 더할 뿐이었다. 하지만 '한 솔로'는 이런 기우를 한방에 날려버릴 멋진 스페이스 어드벤쳐로 훌륭히 이착륙하는데 성공한다.
스타워즈 시리즈를 넘어 영화 역사상 가장 사랑받는 캐릭터 중 하나인 '한 솔로'이기에, 전세계 영화팬들의 이목이 집중될 수 밖에 없다. '해리슨 포드'와의 싱크로율 문제와 연기력 논란에 휩싸인 '엘든 이레리치'의 한 솔로 캐스팅부터(만족스럽게 영화를 본 지금도 약간 불만이다), 감독 교체, 전면적인 재촬영까지 제 때 개봉하는 것이 신기할만큼 우여곡절이 많았다. 그럼에도 결과물만 놓고보면 '한 솔로'는 적어도 '라스트 제다이'에 비해 스타워즈의 기존 팬과 신규 관객 모두를 만족시킬만한 성과를 보여준다. '라스트 제다이'가 지나치게 파괴적인 설정으로 반감을 불러일으켰다면, '한 솔로'는 오히려 클래식한 모험담으로 쏠쏠한 재미를 선보인다.
영화 '한 솔로'는 어떻게 한 솔로가 우주의 무법자가 되었는지, '츄바카'와 한 팀을 이뤘는지, '밀레니엄 팔콘'을 어떻게 따냈는지 스타워즈 팬들이라면 궁금했던 이전의 이야기들을 잘 풀어낸다. 고된 여정을 통해 다져지는 츄이와의 우정, 팔콘을 타고 펼치는 박진감 넘치는 액션은 물론이거니와 '랜도'(도날드 글로버)와의 기가 막힌 인연도 놓치지 않는다. 레아 공주님이 알게 되면 뒷목 잡으실지 모르겠지만, 고향 코렐리아에서부터 동고동락한 연인 '키라'(에밀리아 클라크)와의 사랑도 팬들의 눈길을 끈다. 12파섹 주파, 'Han shot first', 마지막에 나오는 뜻밖의 인물까지, '한솔로'는 '라스트 제다이'로 뿔난 팬심을 생각보다 잘 보듬는다.
물론 신화적인 인물인 '한 솔로'의 과거사라는 카드를 꺼내들었음에도 지나치게 안정적인 스토리를 택한 디즈니에 대한 비판을 가할 수도 있다. 게다가 '로그 원'도 같은 스핀오프 작이었지만 기존의 스타워즈 시리즈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었던 것에 비해, '한 솔로'는 단순히 스타워즈의 배경을 빌리기만 한 하이스트 무비로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저런 날선 비판에도 불구하고,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드는 OST와 함께 비행하는 밀레니엄 팔콘을 보면 파블로프의 개마냥 무장해제 당하는 게 팬심이 아닐까 싶다. 적어도 액션 시퀀스에 대해서는 불평을 할 수 없을만큼, '한 솔로'는 준수한 오락성은 갖추고 있다. 이처럼 양호한 추억팔이를 통해 훌륭히 열어젖힌 '한 솔로' 시리즈의 앞날이 왠지 괜찮을 것만 같은 좋은 예감이 든다. 어디로 가든 이들이 가는 길에 포스가 함께하길!
P.S. - 액션과 비행 장면이 워낙 인상적이라, 국내 4DX 개봉 불발이 너무나도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