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들의 섬] 후기

이번에도 역시 판타스틱 Mr. 앤더슨!

by 조조할인

많은 감독들이 자신들만의 철학과 색을 갖추고 있지만, '웨스 앤더슨' 감독은 좀 더 특별하다. 그의 영화들을 생각하면 자연스레 특정한 장면과 미술들이 떠오를만큼, 치밀하고 인공적인 미장센이 그의 특징이다. 하지만 '이쁘고 감성적인' 것들은 어디까지나 웨스 앤더슨이 말하고자 하는 수단 중 하나일뿐, 그의 영화들은 그 이상의 재치와 감동, 그리고 유머로 가득하다. 그런 웨스 앤더슨 감독이 '판타스틱 Mr.폭스'(2009) 이후로 '개들의 섬'으로 오랜만에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으로 돌아왔다. 역시나 잘짜여진 미술과 미장센으로 가득하지만, '개들의 섬'의 진짜 매력은 이야기, 그리고 유머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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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들의 섬'은 정말 개같은 영화다. 농담이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개들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흘러간다. 철저히 개들의 입장에 맞춰져 있기 때문에 자막으로 번역되지 않는 인간의 말들도 수두룩하다. 이 묘한 상황에 처음에는 이질감이 들기도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개들의 입장에 동질감이 생겨난다. 이처럼 개들의 시점으로 흘러가는 '개들의 섬'은, 버림받았음에도 인간을 잊지 못하는 개들과 자신의 개를 찾기 위해 먼 길을 떠나온 한 소년의 모험담을 그린다. 의외로 박진감 넘치는 모험과 전투, 그리고 유머와 메시지까지 놓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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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의 사정'이라는 명목 아래 묻어둔 많은 문제점들을 아이와 개들의 시선으로 풀어간다. 순수한 마음이 과연 어디까지 통용될 수 있을지 지켜보다보면 괜히 눈시울이 붉어지고 가슴이 찡해진다. 뿐만 아니라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이 주는 특유의 재미와 화려한 미술도 스크린에서 시선을 뗄 수 없게 만드는 매력 요소다. 그리고 영화 속 배경이 아예 일본이다보니 일본어나 문화 관련 요소들이 굉장히 많이 나오는데, 와패니즘보다는 일본에 대한 비꼬는 시선이 더 묻어나 보인다. 이처럼 '개들의 섬'은 웨스 앤더슨 감독의 매력이 제대로 그리고 듬뿍 묻어나오는 작품이다. 슬슬 블록버스터들의 계절로 접어드는 극장가이기에, 이 발랄한 작품의 가치가 더욱 반갑고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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