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쥬라기 월드 : 폴른 킹덤] 후기

공원 문은 닫고, 새로운 세계를 열어젖히다

by 조조할인

할리우드를 집어삼킬 듯한 디즈니의 광풍에 맞서, 오랜만에 돌아온 '쥬라기 월드'(2015)는 클래식 프랜차이즈의 자존심을 지켜보였다. 스티브 스필버그가 열어젖힌 쥬라기 공원에서 공룡 박사를 꿈꾸었던 수많은 아이들은 돌아온 프랜차이즈의 새로운 개장을 잊지 않고 열렬히 반겼다. 이젠 자기 아이들의 손을 잡고서 말이다. 이들처럼 어린 시절 공룡에 열광했던 1인이지만, 아쉽게도 '쥬라기 월드'는 향수 그 이상을 느끼진 못했었다. 발전한 CG처럼 더 화려하고 신나긴 했어도, '공포'라는 알맹이가 빠지자 그저 그런 블록버스터 오락 영화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더 크고, 더 화려하게'라는 할리우드 속편의 법칙을 따랐을 것 같은 '쥬라기 월드 : 폴른 킹덤'(이하 '폴른 킹덤')에 대한 기대감을 내려놓았건만, 예상과는 다르게 의외로 전편보다 훨씬 타이트한 재미를 선보인다. '쥬라기 월드' 1편이 이전 시리즈의 오마주에 그쳤다면, '폴른 킹덤'은 이제서야 공룡 '월드'의 포문을 제대로 열어젖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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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른 킹덤'에 대한 나의 기대치는 낮았음에도 '혹시나'하는 마음을 가지게 만든 건 바로 감독인 '후안 안토니오 바요나' 때문이었다. 그의 이전의 작품들을 보면 이미지를 통한 긴장감과 서사까지 놓치지 않는 감독이었기에 '폴른 킹덤'에 더할 나위없는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예상은 어느 정도 적중했다. 있을 것은 다 있었지만 쥬라기 공원 특유의 호러스러움을 덜어내버린 '쥬라기 월드'(2015)에 비해, '폴른 킹덤'은 다시 본래의 매력으로 회귀한 느낌이다. 전편이 마치 테마파크 라이드같았다면 '폴른 킹덤'은 크리처 호러스러움이 좀 더 묻어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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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한정된 공간의 활용이 인상적이다. 섬에서부터 저택까지, 인물들은 끊임없이 제한된 장소에서 뛰고 구르고 탈출한다. 이런 긴장감의 연속은, 다시 한번 공룡들이 공포의 대상으로 자리매김하게 만든다. 물론 이런 장르적인 변환이 반갑지 않을 수도 있을지 모르겠다. 중후반부의 박진감 넘치는 술래잡기도 좋지만, 아무래도 규모가 큰 볼거리는 초반부 섬 탈출 시퀀스에 몰려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기존의 유산을 모조리 때려부수면서 새로운 시대로의 혁신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 '스타워즈 : 라스트 제다이'를 떠올리게 만들기도 한다. 그리고 쥬라기 시리즈를 관통하는 카오스 이론과 생명공학의 윤리적인 내용을 다루는 부분도 다소 부실하다. 약간의 반전이 되는 부분은 너무 싱겁게 공개되고, 결말의 선택에 대한 관객들의 반응도 온도차가 꽤 나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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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과감하게 시리즈의 다음 세대로 과감히 탈피를 시도하는 이번 편에 손을 들어주고 싶다. 규모에 집착하느라 본연의 매력을 놓치는 과오는 범하지 않았기에, 장르 영화로의 재미는 충분히 안겨준다. 마치 강아지같던 벨로시랩터를 선보인 전편을 생각하고 극장을 향한 어린이 관객들에겐, 이제서야 제대로 공룡들이 호환마마보다 무서운 존재로 각인되지 않을까 싶다. 이러한 이유들 때문에 전편보다 이번 '폴른 킹덤'이 쥬라기 공원 시리즈의 진정한 속편처럼 보이기도 한다. 쥬라기 '월드'라는 타이틀에 걸맞았던 결말이었기에, 앞으로 찾아올 신세계에 대한 기대감을 감출 수 없다. 공원은 문을 닫았지만, 새로운 세상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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