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맨과 와스프] 후기

사이즈가 다른 세계 속으로의 초대

by 조조할인

아직 극장가에는 '어벤져스 - 인피니티 워'의 여운이 남아있음에도, MCU는 '앤트맨과 와스프'를 통해 다시 한번 흥행 몰이에 나섰다. 전세계 관객들을 충격에 빠트린 '인피니티 워'였기에 이번 '앤트맨과 와스프'의 내용이 더 궁금해진다. 게다가 '인피니티 워'에서 수십 명의 슈퍼히어로들이 스크린을 누비는 와중에도 '앤트맨'의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았기에, 도대체 앤트맨은 그 난리가 나는 와중에도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하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다. '혁신'(블랙팬서), '클라이맥스'(인피니티 워)에 이어 마블이 꺼내든 '앤트맨과 와스프'의 키워드는 '히든 카드'다. 자체적인 앤트맨 시리즈와 MCU 전체를 관통하는 이번 영화의 숨겨진 비장의 무기는, 히든 카드라는 닉네임이 아깝지가 않다. 처음에는 소박해 보이는 영화의 사이즈였지만, 기어이 차원이 다른 세계를 끄집어 내고야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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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팬서'는 '인피니티 워' 직전에 개봉했음에도 온전히 자신만의 이야기를 가진 솔로 무비였던 것과는 달리, '앤트맨과 와스프'의 위치는 조금 달라보인다. 이미 많은 관객들이 '인피니티 워'에 '앤트맨'이 참전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고, 이번 영화 내용이 앞으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것도 어림짐작하고 있다. 그럼에도 '앤트맨과 와스프'는 이런 시선을 딱히 신경쓰지 않고 자신들이 해야할 일을 충실히 이행한다. 1편 못지 않은 유머도 빛나지만 무엇보다 짙어진 가족 영화적인 색채가 눈길을 끈다. 솔로 타이틀을 가진 히어로 중에서 유일하게 애아빠이자 딸바보로 나오는 '스콧 랭'(폴 러드)의 행동 동기에서 '딸'이 큰 부분을 차지하는데다가, 이번 '앤트맨과 와스프'에서는 아예 '호프 밴 다인'(에반젤리 릴리)의 어머니인 '재닛'(미셸 파이퍼)을 구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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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가족이 보는 영화를 표방하는 디즈니 마블이지만 뜯어보면 의외로 살벌하다. 아버지가 수양딸을 제물로 바치고(인피니티 워), 사촌끼리 발톱부림을 벌이고(블랙팬서), 형제끼리 서로 못잡아 먹어 안달나고(토르 시리즈), 아버지의 기원을 날려버리는(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2) 막장스러운 콩가루 집안 전개를 심심찮게 보여왔다.(가족영화라 박박 우기던 두지붕 한가족 데드풀도 잊지 말자) 그래서인지 '앤트맨' 시리즈의 색채가 더 따뜻하게 느껴지는지도 모르겠다. '앤트맨과 와스프'에서도 빌런들이 등장하긴 하지만 그리 큰 비중을 차지하진 않는다. 빌런에 신경쓰기보다 '양자영역'에 대한 충실한 설명과 그 안에 갇혀있는 '재닛'을 구출하는데 더 집중한다. '어벤져스 4'의 핵심 실마리가 될 양자영역이기에 여기에 대한 묘사는 좋았지만, 이에 희생된 빌런들의 먼지같은 존재감은 꽤나 아쉽다.'고스트'(해나 존-케이먼)와 '소니 버치'(월튼 고긴스)라는 두 명의 빌런이 등장함에도, 주인공들에게 진지한 위협이 된다기보다 귀찮은 방해꾼이나 걸림돌 정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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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속편임에도 액션 시퀀스가 1편보다 더 소박해진데다가, 대부분의 하이라이트 시퀀스가 예고편에 공개되었다는 것도 약점이다. MCU 통틀어서도 손꼽히게 부실한 빌런들의 존재감이지만, '앤트맨과 와스프'는 자신들이 잘하는 것들로 승부를 보고야 만다. 두 번봐도 신비한 양자영역의 세계는 마치 '인터스텔라'의 소우주 버젼과도 같아보이고, 스콧 랭과 세 얼간이들이 선보이는 유머는 1편 못지 않게 빛난다. 특히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된 입담과 여전히 쏠쏠한 활약을 선보이는 '루이스'는, 거의 사이드킥처럼 보일 정도다. 묵직한 한 방보다는 아기자기하고 유쾌한 재미가 이 시리즈의 색채로 자리잡은 것 같은데, 진지하고 무거워져가는 MCU의 윤활유같은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것 같아 마음에 든다. '앤트맨과 와스프'는 앞에서도 얘기했던 '타노스가 난리를 피우는 동안 '앤트맨'은 어디서 뭘 했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두 개의 쿠키영상으로 대신한다. 따로 노는듯 했던 '앤트맨과 와스프'와 '어벤져스' 시리즈의 연결점인 것과 동시에 다음 MCU의 전개에 대한 힌트를 남겨주는데, 본편의 분위기가 워낙 밝고 통통 튀었던지라 더 인상적으로 와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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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영화이니만큼 개봉한 포맷도 다양한데, 각 포맷마다의 매력도 확실하다는 것이 눈에 띈다. 먼저 관람한 CGV 용산아이파크몰의 IMAX LASER 3D 같은 경우 선명한 화질과 화면비 전환, 뛰어난 3D 효과가 장점이다. 특히 '앤트맨' 1편에서도 그랬듯이 3D 효과가 꽤나 인상적인데, '앤트맨과 와스프'에서도 양자영역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장면에서 입체감이 살아있어 3D 포맷의 재미를 잘 살려낸다. 이어 관람한 CGV 용산 아이파크몰의 4DX with Screen X 같은 경우는 4DX와 Screen X 두 포맷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무엇보다 Screen X로 그려진 양자영역은 IMAX 3D와는 다른 몰입감을 선사하는데, 4DX의 다양한 효과들이 재미를 더 배가시켜준다. 역시나 Screen X가 가미된 차량 추격신과 '와스프'의 역동적인 액션에서 용산 4DX관만의의 자랑인 Sway&Twist 효과가 빛을 발한다. 그리고 3D가 아닌 2D로 상영된 이유를 알 수 있을만큼, 몇몇 장면에서 페이스 워터나 비바람 효과가 만족스럽게(아예 작정한 듯이) 사용되어서 더 즐거웠다. 이처럼 '앤트맨과 와스프'는 취향에 맞게 관람할 수 있는 다양한 포맷들로 개봉했으니, 입맛에 맞게 골라본다면 더 재밌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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