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st do it!
'튼튼이의 모험'에 대한 편견 아닌 편견이 있었다. 또 고달픈 청춘에 대한 웃픈 내용이라면, 이젠 좀 그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드라마에는 때려죽여도 시원찮은 싸이코패스 재벌 2세가 있다면 영화에는 아프니까 청춘들인 젊은이들이 너무나도 많다. 상업 영화, 독립 영화 가리지 않고 비슷한 내용의 비슷한 인물들이 넘쳐나다보니 이젠 좀 물렸기 때문에, 튼튼이의 모험'에 대한 색안경 아닌 색안경이 씌이고야 말았다. 하지만 '튼튼이의 모험'은 내 어설픈 편견을 촌스러운 감동으로 씻어낸다. 이 영화, 매력있다.
'튼튼이의 모험'은 힘든 청춘을 보듬거나, 힘을 주거나, 충고하려 들지 않는다. 인물들을 거의 방치한다고 해도 무방할만큼 이들에게 처한 상황은 변함이 없다. 체육관이 당장 문닫을 상황에 처했지만, 5년을 레슬링에 바쳤으나 1승도 못했지만, 그 누구도 자신들을 응원하고 지지하지 않지만 이들은 그냥 한다. 잘하든 못하든 그냥 한다. 나이키의 유명한 광고 문구인 'Just do it'처럼, 그냥 하는 것 그 자체에 의미를 둔다. '재밌으니까 한다'라는 주인공의 대사는 이 영화의 주제를 담백하게 담아내며 잔잔한 감동을 안겨준다. 그리고 무엇보다 '튼튼이의 모험'의 최고의 장점은 의외로 유쾌하다는 것이다.
몇몇 장면은 진짜 극장에서 깔깔거리고 웃었을만큼 유쾌하고, 대사들도 쫀득하니 귀에 잘 달라붙는다. 또한 스스로 저예산 영화임을 딱히 감추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싼 티를 내지도 않는다. 제작비가 제작비다보니 관객들이 알면서도 속아주는 장면도 많다. 유머도 유머지만, '레슬링'에 대한 진지한 태도도 얼마전 개봉한 '레슬러'보다 훨씬 나았다. 프레임 밖이 어떤지 뻔히 보이지만 딱히 신경쓰이지 않는 이유는 영화 속 인물들은 한없이 진지하기 때문이다. 결과에 신경쓰지 않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최선을 다하는 주인공의 모습은, 나도 모르게 그들을 응원하게 만든다. 돈은 없지만 가오는 살아있는, 이 세상 수 많은 튼튼이들에게 이 영화를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