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못되어도 괴물은 되지 말자
'몬몬몬 몬스터'는 '그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로 싱그러운 대만의 청춘들을 담아낸 '구파도' 감독의 신작이라는 점만으로도 흥미를 끈다. 사실 구파도 감독은 감독보다는 작가로 더 왕성히 활동했던 사람인지라, 자전적인 이야기를 다룬 '그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는 어쩌다 한번 얻어걸린(?) 작품 정도로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번 '몬몬몬 몬스터'를 통해 그가 감독으로서의 역량도 충분하다는 것을 상당히 잘 보여주고 있다. '그시절...소녀'과는 정반대의 무자비한 분위기로 대만 청춘들의 명암을 지독하게도 담아낸다.
'코믹 청춘 호러'라고 장르를 정의해도 될만큼, 영화는 상당히 웃기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며 잔혹하기도 하고 또 그 와중에 성장하는 인물의 모습을 보여준다. 장르 영화를 표방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관람했음에도, 선을 아무렇지 않게 넘나드는 영화의 패기는 놀라울 정도다. 웃음과 잔인함의 선을 능수능란하게 오가는 감독의 조율이 빛을 발하는데, 이는 '구파도' 감독의 재능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일본의 이지메가 생각날만큼 영화 속 학교 폭력은 꽤나 잔혹하게 그려지는 편이고, 그들이 붙잡아 놓은 괴물에게 가해지는 폭력은 그보다 더 끔찍하고 살벌하다. 영화를 보다보면 아이러니하다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는 게, 괴물은 괴물다운데 인간은 인간답지 못하기 때문이다. 단순히 괴물에게 가하는 물리적인 폭력 뿐만 아니라, 방관하고 은근히 동조하는 시선 또한 인물들의 숨통을 조인다. 왜 제목이 '몬몬몬 몬스터'인지, 영화는 이를 자연스레 알려준다.
다만 아쉬운 점은 영화를 보는 내내 도대체 어느 장면을 덜어냈길래 15세를 받아낸 것일까하는 의문이 든다는 것이다. 영화 속 폭력의 수위는 꽤 높은 편인데, 차라리 청불로 가고 장면들을 온전히 담아내는 게 어땠을까 싶다. 많은 관객을 모으기 위한 선택이라고는 하지만, 과연 영화를 위해서 이게 옳은 선택인가하는 의문이 든다. 영화계에 오역 범벅 자막에 대한 문제는 대중들과 언론의 집중 포화를 받으며 어느 정도 정화된 것 같은데, 낮은 등급을 위해 자체 검열을 통한 장면들을 마음대로 삭제하는 풍조는 언제쯤 고쳐지려나 모르겠다. 관객들은 온전한 영화를 볼 권리가 있다. 그래서인지 관객을 오로지 돈벌이로 보는 배급사들의 오만한 모습도 우리 사회 속 또 하나의 괴물처럼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