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기다림이 무색할만큼 완벽하게 돌아온 슈퍼히어로 가족
'인크레더블' 1편이 나온 이후, 강산이 한번 변하고도 4년이 지나서야 돌아왔다. 부모님 손 잡고 '인크레더블' 보러 극장 나들이를 했던 초등학교 남자아이가 제대하고 예비역이 되고도 남을 시간이다. 길었던 공백 기간만큼 그 사이 많은 일들이 있었다. 픽사는 디즈니로 편입되었고, 또 다른 이복형제인 마블은 슈퍼히어로 영화를 쏟아내고 있다. 더 이상 '슈퍼히어로'라는 것만으로는 특별하지 않은 요즘, '인크레더블2'는 새로운 재미를 줄 수 있을까? 픽사의 대답은 '그렇다'이다. 기다린 시간이 무색할만큼 알찬 이야기와 놀라운 액션으로 가득 채워 '인크레더블'한 경험을 선사한다.
흥행과 비평을 모두 사로잡던 픽사의 초기작들에 비해, 최근 픽사의 행보는 오락가락하는 중이다. 물론 '인사이드 아웃'이나 '코코'같은 놀라운 작품들도 있지만, 초기작들의 속편으로 브랜드의 명성을 이어간다는 느낌도 지울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인크레더블 2'는 어떤 결과물로 나올지 여러모로 궁금했다. 속편이 나오려면 '캐릭터'가 가장 우선시 되는데, 인크레더블 1편은 특정 캐릭터보다는 인물들의 앙상블과 액션이 돋보였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이번 2편은 1편의 이런 장점들을 극대화시킬 뿐만 아니라, 시대에 맞는 이야기와 메시지까지 놓치지 않는다. 앞으로 역대급 속편을 꼽을 때마다 '인크레더블 2'가 꼭 한자리 차지하지 않을까 싶다.
2편의 이야기는 '언더마이너'의 등장과 함께 끝났던 1편의 결말에서 바로 이어진다. 1편의 향수를 되살리는 활약은 잠시 뿐이고, 불법으로 규정된 슈퍼히어로 활동은 언론과 대중들의 질타만 부를 뿐이다. 1편 이후 14년의 공백 동안 쏟아져 나온 슈퍼히어로 영화들 덕분에, 슈퍼히어로 활동을 마냥 긍정적으로 바라보지 않는 세상의 시선도 그리 어색하지 않다. 그리고 빌런인 '스크린슬레이버'가 던져주는 메시지도 꽤 날카롭다. 미디어를 필터없이 흡수하고 맹신하는 대중들에 대한 비판과, 직접 행동하기보다 슈퍼히어로 영화를 관람함으로써 간접적인 대리만족에 그치는 현대인에 대한 일침은 참으로 시의적절한 이야기로 보인다.
'인크레더블2'의 장점은 이런 겉으로 드러난 슈퍼히어로들에 대한 갈등뿐만 아니라, 개개인과 가족의 성장도 놓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슈퍼히어로 활동 규제를 완화시키려는 통신 재벌 '윈스턴'과 '에블린' 남매는 여론을 뒤집기 위해 '엘라스틴 걸'을 미디어에 긍정적으로 노출시킨다. 그래서 대신 집안일과 육아를 맡게 된 '밥'은, 이제껏 해보지 않은 일에 난처함을 겪는다. 처음에는 서툴기만 했던 밥이 점차 좋은 남편이자 아빠로 성장하고 가정에 집중하느라 자기 자신을 잃었던 '헬렌'이 자신의 이름을 되찾는 모습을 보여주며, 가족 구성원의 일원 뿐만 아니라 개인으로서의 성장도 모두 일구어낸다. 가정은 서로를 묶어놓는 걸림돌이 아니라, 각자의 꿈을 실현할수있게 든든하게 지원하고 보듬는 발판임을 따뜻하게 그려낸다.
하지만 무엇보다 '인크레더블 2'에서 돋보이는 점은 바로 액션이다. 슈퍼히어로 장르를 표방하는 영화답게, 1편보다 훨씬 발전한 놀라운 액션 시퀀스들로 채워져있다. 실사 영화에서는 느낄 수 없는 박진감넘치는 질주와 박력은 '액션 영화'이자 '슈퍼히어로 영화'로서도 만족스러운 쾌감을 선사한다. 게다가 1편 막바지에 각성(?)했던 '잭잭'은 2편의 히든 카드라고 해도 될만큼 놀랍고 유쾌한 활약을 선보이며 존재감을 확실히 한다. 이처럼 '인크레더블 2'는 내용과 볼거리라는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며 픽사의 성공 신화에 당당히 자신의 이름을 올린다. 2편에서 세계관도 확장했으니 속편도 이어질 것 같긴 한데, 3편은 14년보다는 짧은 시간 안에 만날 수 있기를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