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과 함께 - 인과 연] 후기

카운터 펀치를 남겨둔 기획의 승리

by 조조할인

'신과 함께 - 죄와 벌'은 제작진이 흘린 땀방울과 관객이 흘린 눈물이 합쳐져 1440만이라는 한국 박스오피스 역대 2위라는 성적을 거두었다. 막대한 제작비도 제작비지만, 2부작을 동시에 찍는 리스크를 감수했기에 더 값진 성과였다. 웹툰의 방대한 세계관을 효율적으로 각색하여 이제까지 한국영화에서는 보지 못한 멋진 CG로 저승을 구현해냈다. 하지만 흥행 성적과 멋진 CG와는 별개로 안일한 내용 전개에 대한 비판도 많았다. 영화화를 위해 웹툰을 각색한건 어쩔 수 없다지만, 끝내 신파라는 안전장치를 포기하지 못한 것에 대한 점은 아쉬웠다. 반년 만에 공개된 이번 2편은 다행히도 눈물 젖은 저승 길을 택하지 않는다. 오히려 오랫동안 숨기고 감춰둔 한 방을 위한 발톱이 더 돋보인다. 이건, 2부작을 동시에 제작했기에 가능한 '기획의 승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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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1편에서 웹툰과는 다른 길을 걷겠다는 걸 선포했긴 했지만, 아예 끈을 놓은 것은 아니다. 2편인 '인과 연'은 웹툰의 2부에 해당하는 이승편의 내용을 적절히 녹여냈다. 저승의 법을 어지럽히는 '성주신'(마동석 역)을 데려오라는 명을 받은 '해원맥'(주지훈 역)과 '덕춘'(김향기)의 이야기와 1편에서 귀인이 된 '김수홍'(김동욱 역)을 데리고 심판을 받으러 다니는 '강림'(하정우 역)의 이야기가 교차되어 그려진다. 그리고 천년동안 밝히지 못한 숨겨진 이야기가 중간중간 플래시백으로 펼쳐지며, 예상치 못한 놀라운 결말을 향해 달린다. 이처럼 2편은 1편보다 이야기 자체에 신경을 꽤 쓴 분위기다. 이는 2편의 장점이 되는 동시에 단점으로도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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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관의 소개와 볼거리를 위해 이야기의 많은 부분을 포기하고 '신파' 하나로 퉁친 1편의 빈틈을 메우기 위해, 2편은 3개의 스토리 라인으로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정신없이 바쁘다. 덕분에 1편의 떡밥들도 회수하고, 웹툰과는 다른 캐릭터들의 흥미로운 전사(前事)도 확인할 수 있고, 꽁꽁 감춰둔 놀라운 비밀까지 접할 수 있다. 하지만 이처럼 구구절절 설명만 하다보니, 곳곳에 유머가 배치되어 있음에도 중반부가 좀 늘어진다. 말 한번 제대로 해주지 않는 '강림'의 행동 때문에, 관객들의 답담함을 대변하는 듯한 '김수홍'의 짜증이 이해가 갈 정도다. 다행히 이런 체증을 한방에 내릴만큼 반전이 주는 힘이 강하다. 1편처럼 착즙기마냥 눈물을 짜내지 않고도 묵직한 감동과 여운을 안겨주는 결말을 보면, '인과 연'이라는 부제의 적절함에 감탄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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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에서는 세계관과 캐릭터를 정립해놓고, 2편에서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수 있게 판을 짜놓은 감독과 제작사의 선택은 적절해 보인다. 이질감 없는 CG로 구현한 저승세계는 다시 봐도 놀랍고, 뜻밖의 쥬라기 월드는 '우리도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을 보여준 것 같아 귀엽다. '7광구' 이후 사장된 IMAX 한국영화에 대한 가능성에 물꼬를 튼 것도 반갑다. 기술력을 돋보이게 해줄 IMAX나 4DX PLUS 같은 다양한 포맷 또한 이전의 한국 영화들에선 쉽게 볼 수 없던 재미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이런 볼거리나 기술에 집중하느라 스토리를 놓아버린 실수를(EX. 미스터 고) 반복하지 않은 건, '덱스터 스튜디오'의 현재보다 미래를 더 기대하게 만든다. '신과 함께' 시리즈의 성공은 단순히 영화 몇 편의 흥행만으로 그치지 않을 것이다. '김용화 시네마틱 유니버스'는 이제 시작이다. 아시아를 집어삼킬 삼차사의 놀라운 다음 모험담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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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 반전 매력을 보여준 '주지훈' 배우를 딱히 언급하지 않은 건, '공작'에서의 모습이 더 놀랍기 때문이다. 지난 겨울에 '하정우'가 있었다면 올 여름은 '주지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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