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G로도 메우지 못한 스토리의 구멍
4DX 시사회를 통해 CGV 용산 4DX관 프라임석에서 '물괴'를 조금 일찍 볼 수 있었다. 공개와 동시에 쏟아진 악평 때문에 '물괴'에 대한 기대치를 한껏 내려놓고 관람했건만, 역시는 역시다. 영화는 예상대로 아쉽긴 한데, 망작이라기보다는 괴작에 가깝다. '물괴'는 '조선명탐정'과 '7광구', '차우'의 단점들만 쏙 빼서 만든 것 같은 영화다. 걱정스러웠던 '물괴'의 CG나 캐릭터는 의외로 괜찮은데, 나머지가 전부 안괜찮다. 기획 단계에서부터 삐걱거렸다는 것이 결과물에 여실히 나타난다.
우선 영화의 톤 앤 매너가 엉망이다. 웃기려고 하는데 웃기진 않고, 진지하려하는데 진지하지 않는 괴상한 분위기로 진행된다. 굳이 아이돌 출신인 혜리를 총알받이로 내세울 필요없이, 출연진 모두 연기톤이 엉망이다. 물론 어설픈 시선처리로 자신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낸 혜리의 불안한 연기도 가슴 아프지만, '조선명탐정'과 '광해'에서 한 번 연기했던 캐릭터들을 그대로 재탕한 김명민과 김인권, 그리고 존재감 없을무인 최우식도 큰 점수를 주기 힘들다. 어째 CG 캐릭터인 물괴가 연기를 제일 잘한 것 같다. 그리고 괴수인 물괴와 궁전 내부의 암투 이야기를 엮으려고 했던 시도가 오히려 극을 쳐지게 만들었다는 점이 아쉽다. 차라리 '물괴'에 좀 더 집중해서 처음부터 진지하고 화끈한 괴수 사냥의 크리쳐 영화로 만들었으면 어땠을까 할 정도로 CG가 아깝다.
초중반이 많이 지루하다 싶었는데, 다행히도 주인공인 '물괴'가 등장하면서 그나마 재미가 산다. 감염된 테란...이 아니고 감염된 해태같은 '물괴'의 무지막지한 맷집과 박력, 잔혹성을 지켜보며 왜 처음부터 제대로 등장시키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물괴의 움직임은 정말 날렵하고 힘이 넘치는데, 이를 4DX의 프라임석의 Sway&Twist 효과와 진동 효과가 잘 살려낸 건 그나마 다행이었다. 물괴가 등장하고 나서는 액션 시퀀스가 계속해서 이어지는지라, 영화 내용은 좀 모자라도 4DX 덕분에 초중반만큼 지루하진 않았다. 하지만 죽은 영화도 살린다는 4DX를 끼고도 이 정도의 재미라면, 안그래도 박터지는 올 추석 극장가에 '물괴'의 자리는 그리 많을 것 같진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