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한 컨셉을 집어삼키는 아쉬운 전개
※ 스포일러 있음
'월요일이 사라졌다'라는 제목만으로도 가슴이 두근거리는 직장인들 여럿 있을 것이다. 그만큼 이 영화는 제목에서부터 관객들의 시선을 끌어당기는 힘이 꽤나 크다. 흥미로운 제목보다 더 흥미로운 것은 무려 일곱쌍둥이가 주인공이라는 점인데, 각기 다른 7명이 1명의 신분으로 위장하여 다닌다는 내용이다. 신선한 컨셉, 매력적인 소재, 흥미로운 제목 등 갖출 구석은 다 갖춘 SF 영화이지만, 가장 중요한 기본기에서 무너지고 만다. 독특한 설정으로 이목을 끌지만, 결국 '이야기'라는 가장 기본적인 틀을 갖추지 못한 채 아쉬움을 남긴다.
사실 이런 영화에 각잡고 관람하는 일은 서로가 힘든 일이다. 하이 컨셉의 SF 오락 영화이기에 어느 정도의 개연성의 구멍은 눈감아주고 즐기는 게 편하다. 머리를 비우고 볼 수 있는 게 바로 오락 영화의 미덕이기도 하고. 그럼에도 '월요일이 사라졌다'는 자신들이 가진 장점마저 제대로 써먹지 못하고 흐지부지 끝내버리고 만다. 우선 강박적인 수준으로 나눈 일곱 쌍둥이가 가진 각각의 독특한 캐릭터는 인상적이지만, 이에 대한 활용도는 아쉽다. 전체적으로 7인이 한 명으로 위장한다는 설정을 그리 영리하게 써먹지도 못하고, 각기 다른 일곱 쌍둥이를 한명 한명 소비하기에 급급하다.
신선한 설정도 잠시, 중반부를 넘어갈수록 영화의 전개는 점점 아쉬움을 넘어서 고개를 갸웃하게 만든다. 영화의 원제는 'What happened to Monday'인데, 영화를 보고 나니 이 제목이 좀 더 와닿는다. 사회 문제에 대한 다양한 비판 의식이 담긴건 알겠는데,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월요일'이다. 30년을 지켜온 규칙을 사랑에 빠졌다는 이유로 3개월만에 져버리는 이 무시무시한 분 때문에, 마지막 메시지도 그리 와닿지 않는다. 그리고 결과를 보면 굳이 가족을 팔아넘기지 않아도 충분히 같이 잘먹고 잘살 수 있었을텐데 극적인 장치를 위해 너무 무리수를 던져버린게 아닌가 싶다. 좀 더 유려하게 풀어나갔다면 7명의 캐릭터도 더 다양하게 그려지고 좋았을텐데, 자신이 쥔 카드를 너무나도 허무하게 소비한 느낌이 든다.
마지막에는 대의를 위해서였다고는 말하지만, 끝내 '월요일'이 사라졌던 이유는 지극히 개인적인 욕심에서 비롯되었다. 게다가 영화는 그 무엇 하나 제대로 마무리되지 않은 채 싱겁게 끝나고 만다. 인구 억제 정책으로 효과를 보았으나 윤리적으로나 법적으로나 엄청나게 어긋난 정책을 까발렸으나, 그게 전부다. 뭔가 대단한 것이 있는 줄 알았건만 영화는 비주얼이든 액션이든 스토리든 무엇 하나 제대로 채워주지 못한다. 생각보다 그리 규모가 크지 않은 SF 영화여서 액션의 규모도 소소한 수준이라 더 심심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인 기대감이 컸어서 그렇지 킬링타임 오락 영화 정도로 추천한다면 뭐,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평범한 수준이다. 지루하진 않은데 지루한 영화라고 해야하나, 뒤로 갈수록 점점 별로였지만. 그와 별개로 7인 1역을 혼자서 다 해낸 '누미 라파스'의 열연은 대단하다. 같은 얼굴이라도 다른 연기로 잘 풀어나가면서 혼자서 극을 하드캐리한다. '누미 라파스'는 액션과 연기가 다 되는 좋은 배우인데, 언젠가 그녀의 액션 포텐을 제대로 터트릴 좋은 영화를 만나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