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로워도 응시하게 만든다
먼저 고백하자면, '한지민'이라고 하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일단 볼만큼 지민이 누나의 골수팬이다. 하지만 팬심과 달리 우리 지민이 누님의 영화 쪽 필모그래피는 살짝 아쉽다고 생각하긴 한다. '해부학교실', '플랜맨' 정도를 제외하면 죄다 조연인데다가 영화들 상태도 영... 그래서 간만에 나온 주연작 '미쓰백'에 대한 기대가 컸다. 평소의 이미지와는 달리 굉장히 억센 캐릭터를 통해 이미지 변신을 시도했는데, 분명 '한지민'의 배우 인생에 있어서 터닝 포인트가 될만한 작품으로 보이긴 한다. 하지만 그래서 영화의 표절 논란이 더 아쉽게 느껴진다.
'미쓰백'은 일본 드라마 '마더'의 표절 논란으로 시끄럽다. 개인적으로는 일본 원작 드라마나 한국의 리메이크 버젼 드라마 둘 다 본 적이 없어서 영화를 보는데 크게 지장은 없었지만, 드라마를 본 사람들은 대부분 그 유사성을 지적한다. 인터뷰를 보니 이미 제작 단게에서 스토리의 유사성을 인지하고 있었다는데, 캐릭터나 전개까지 흡사하게 가져올거면 정식 판권을 계약하지 왜 이런 무리수로 진행했는지는 다소 의문이 든다. 더군다나 영화가 생각보다 잘 나와서 아쉬움이 더 크다.
이런 저런 논란을 떠나 영화 자체의 평을 하자면, 지민이 누님에 대한 팬심을 내려놓더라도 괜찮은 편이다. '미쓰백'은 가정 폭력으로 인생이 무너진 '백상아'(한지민 역)가 아동 학대를 목격하면서 발생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상처많은 인생을 살아온 '백상아'라는 인물의 깊은 감정을 쓰라리게 그려내는 한지민의 모습은 분명 이전에는 볼 수 없던 모습이다. 때로는 까칠하고 냉정한 얼굴로, 때로는 처절하게 울음을 뱉어내는 지민이 누나를 보고 있으니 같이 가슴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그리고 영화는 아동 학대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기에, 눈을 질끈 감고 싶게 만드는 장면들도 나온다. 물론 아이를 잔혹하게 폭행하는 장면이 그대로 보여주는 게 아니지만, 그 분위기만으로도 가슴이 메어지게 만든다.
'미쓰백'이 다루고 있는 이야기는 정말 무겁고 가슴아프지만, 걱정했던 것과 달리 다행히도 폭력적인 이미지의 전시는 아니다. 백상아와 지은이가 보여주는 깊은 감정의 폭을 통해, 어떻게 상처받은 자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그 상처를 딛고 일어서는지 응시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폭력적인 이미지가 주제를 집어삼키는 경우를 종종 봐왔는데, '미쓰백'은 자신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의 중심은 끝내 잃지 않는다. 미쓰백 그 자체였던 한지민도 좋았지만, 같이 영화를 끌고 가는 '지은'역의 '김시아' 배우의 연기와 아동학대범으로 나오는 '주미경'역의 '권소현'과 '김일곤'역의 '백수장' 배우도 정말 얄밉게 연기를 잘한다. 주미경은 올해의 악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제대로 밉상이다. 드라마 표절 문제와는 별개로 영화는 괜찮았지만, 극장에서 즐겁게 볼만한 내용도 아니고 가슴 아픈 현실을 다룬 영화이니만큼 추천은 좀 망설여진다.그래도 팬으로서 간만에 스크린으로 지민이 누나 얼굴과 연기를 실컷 봐서 정말 좋았다. 얼른 스크린에서 그녀의 차기작을 보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