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귄 하이웨이] 후기

펭귄 하이웨이? 소년 마이웨이!

by 조조할인

예고편만 봤을 때는 이 영화가 그저 펭귄이 나오는 귀여운 모험담인줄 알았다. 비슷한 류의 '갓파쿠와 여름방학을' 기대하고 봤는데, 까고 보니 '펭귄 하이웨이'는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이나 '쏘아올린 불꽃',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이 생각나는 SF 판타지 애니메이션에 가깝다. 알고보니 원작이 있는 작품인데다가 그 원작자가 '밤은 길어 걸어 아가씨야'를 쓴 '모리미 토리히코'라니... 원작자를 미리 알았으면 이리 놀라진 않았을텐데, 예상과도 너무 다른 전개는 당황스러웠고 본편은 그 이상으로 흥미롭지 못했다. 확실한건 애들이랑 볼만한 영화는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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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 하이웨이'는 소년의 모험과 일종의 성장을 다루고 있는 그런 영화다. 귀여운 펭귄과 신나는 모험을 떠날 것 같지만, 아니다. 펭귄은 거의 맥거핀에 가까운 존재로 나온다. 누구보다 성숙한 소년 '아오야마'가 겪는 두근거리는 모험, 더 두근거리는 이성에 대한 설렘으로 채워진 내용이지만, 그 전개는 평범하지 않다. 펭귄들이 다니는 길을 말하는 '펭귄 하이웨이'처럼, 누구나 겪을법한 성장통을 앓는 '아오야마'의 '소년 마이웨이'는 좀 더 특별하다. 영화는 무엇 하나 특별히 설명해주는 것은 없다. 그냥 정말 11살짜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그런 시선으로 보면 편하다. 모험과 설렘으로 가득했던 그 때 그 시절을 떠올리면서 내려놓고 보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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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중후반부가 너무 지루했다. 처음의 빠르고 신선한 전개와는 달리, 중반부터 본격적인 SF스러운 전개가 별 설명없이 계속 진행되니 흥미를 잃게 되었다. 마치 1쿨짜리 애니메이션을 한번에 몰아보는 듯한 느낌을 받을 정도였다. 전체적인 기승전결보다, 에피소드별로 툭툭 끊기는 듯한 느낌이 들정도로 중후반부의 전개가 별로였다. 가슴에 집착하는 아오야마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은데, 저도 어느 정도 공감한다. 자라나는 청소년이 성에 호기심을 갖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게 정상이다. 근데 아오야마의 너무 진지한 자세와 가슴에 대한 집착은 뭔가 애같지 않아서 찝찝하게 느껴졌다. 바스트 모핑을 강조한 작화나 그런 걸 떠나서, 너무 애같지 않은 아오야마의 태도가 불편하다는 의견은 충분히 공감이 갔다. 이런 논란을 떠나서도 영화 자체가 너무 지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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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 하이웨이'가 이 영화를 제작한 '컬로라도'의 첫 장편 애니메이션이라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영화의 작화는 정말 죽여준다. 첫작품답게 힘을 들인 티가 난다. 치과 누나 역을 맡은 '아오이 유우'도 이전에 여러번 더빙 연기를 해서인지 목소리 연기임에도 꽤 흥미로운 인상을 남긴다. 하지만 작화나 더빙에 비해 내용이 별로였다는 게 좀 아쉽다. 원작에 대한 정보를 아무 것도 모르고 접한 '밤은 길어 걸어 아가씨야'는 정말 좋았는데, '펭귄 하이웨이'는 영 아니었다.다. 펭귄은 그저 거들 뿐, 지루한 소년의 성장담은 그리 특별하게 와닿지는 않는다. 그래서 혹시나 귀여운 펭귄 때문에 끌려서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과 볼 계획이신 분들게는 이 영화를 조심스레 비추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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