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매기 / 안톤 체호프

by 원윤경

언제라도 내 목숨이 필요하면 와서 가져가

등장인물
아르카디나 - 여배우
소린 - 아르카디나 오빠, 지주.
트레플료프 - 아르카디나 아들.

샤므라예프 - 소린의 청지기. 퇴역 육군 중위.
마샤 - 샤므라예프의 딸.
니나 - 젊은 처녀, 부유한 지주의 딸.
트리고린 - 유명한 소설가.
의사 도른, 교사 메드베젠코. 일꾼 야코프.


이야기 시작
소린 영지에 있는 공원. 무대. 수평선 위로 떠오른 달이 호수를 비추고 있다.

사랑의 짝대기
메드베젠코 -> 마샤 -> 트레플료프 -> 니나
니나 - > 트리고린 -> 아르카디나.

교사 메드베젠코는 마샤를 사랑한다.
메드베젠코에게는 어머니, 누이동생 둘, 남동생이 있다. 겨우 먹고사는 형편. 먹고 마셔야지, 차와 설탕도 있어야지, 담배도 있어야지. 그래서 마샤에게 자신이 없다.

마샤는 트레플료프를 사랑한다.
마샤는 트레플료프를 사랑하지만, 희망도 없이 사랑만 하고 숱한 날들을 막연히 기다리는 것보다 메드베젠코에게 시집가기로 결정한다. 결혼하게 되면, 더 이상 사랑할 겨를도 없어질 거고, 새로운 근심 걱정이 예전의 모든 것을 죽여 버릴 테니까.

트레플료프는 니나를 사랑한다.
니나도 트레플료프를 사랑한다. 내 가슴은 당신으로 가득 차 있어요. 그러나 당신 희곡에는 움직임이 거의 없고 낭송 뿐이죠. 희곡에는 반드시 사랑이 있어야 해요. 그렇게 니나도 트레플료프를 사랑했지만, 무명인 그를 버리고 유명한 소설가 트리고린을 따라간다.

트리고린은 인기에 대해 관심이 없다.
트리고린은 사랑하는 아르카디나와 소린의 집을 떠나기 전 젊은 여배우 니나로부터 작은 메달을 선물로 받는다. 메달 한쪽에는 트리고린의 머리글자를 새겨 넣었고, 다른 한쪽에는 (밤과 낮, 121쪽 11에서 12행)이라고 새겨 놓았다.

트리고린은 자신이 쓴 책 <밤과 낮>을 찾아 121쪽 11에서 12행을 찾아 읽어보았다. 문장은 이랬다.

"언제라도 내 목숨이 필요하면 와서 가져가."

책에서 문장을 읽은 트리고린은 젊어서는 시간이 없었어. 편집실을 자주 들락거리며 가난과 싸웠는데, 내가 찾던 그 사랑이 마침내 찾아와서 손짓하고 있다며, 아르카디나에게 자신을 포기해 달라고 한다.

아르카디나는 트리고린에게 자신이 얼마나 당신을 사랑하는지 고백한다.

나한테 거리낌 없이 다른 여자 이야기를 할 만큼 내가 벌써 그렇게 늙고 추한 거야? 나의 멋지고 경이로운 사람. 당신은 내 인생의 마지막 페이지야. 나의 기쁨, 나의 긍지, 나의 열락. 만일 당신이 한 시간만이라도 나를 버린다면 난 견디지 못하고 미쳐버릴 거야.

당신은 내 거야. 내 거라고. 이 이마도, 내 거고, 눈도 내 거고, 이 비단결 같은 머리카락도 내 거고 당신의 모든 게 내 거야. 당신은 단 한 줄로 사람이나 풍경의 특징을 전달할 수 있어. 경탄하지 않고는 당신 작품을 읽을 수가 없어.

아르카디나의 사랑을 저버리지 못한 트리고린은 그녀와 모스크바로 떠날 준비를 하는데, 떠나기 전 아주 잠시 테라스에서 니나를 만난다.

그녀는 트리고린에게 그녀의 모든 걸 버리고 모스크바로 따라갈 테니 거기서 만나자고 한다. 트리고린은 이렇게 아름다운 눈을 말로 표현할 수 없이 예쁘고 부드러운 미소를 다시 볼 수 있다니. 이 온순한 얼굴과 천사 같은 순수한 표정을... 내 사랑... 하면서 그녀와 길게 이어지는 키스를 한다.

트레플료프이는 니나를 사랑하고, 니나는 트리고린을 사랑한다. 트리고린은 니나도 사랑하고 아르카디나도 사랑한다.

이야기 반전. 2년 후. 소린의 영지
트리고린은 모스크바로 온 니나와 잠시 동거를 하지만, 그녀에게 싫증이 나자, 다시 아르카디나에게 돌아갔다. 니나는 트리고린에게 버림을 받고 고향으로 돌아온다.

종이 위에서 철학자가 되는 건 정말 쉬운데,
실제로 철학자가 되는 건 너무도 어렵다.

니나는 아무도 모르게 트레플료프를 찾아온다.
트레플료프가 그녀에게 말한다.
"왜 당신은 날 만나주지 않은 겁니까?"

니나는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한다.
"당신이 날 미워하지 않을까 두려웠어요.
당신이 나를 보고도 알아보지 못하는 꿈을 매일 밤 꾸었어요. 당신 집 근처에도 여러 번 왔지만 들어올 결심을 못했어요."

이야기 시작에서 트레플료프는 니나에게 죽은 갈매기 이야기를 했다. 그는 실제로 갈매기를 쏘아 죽이고, 니나에게 "당신에게 헌정합니다"라고 말하는 장면도 있다.

이 장면에서 갈매기는 니나로 상징된다.
바다를 자유롭게 날던 갈매기가 인간에 의해 이유 없이 죽임을 당하듯, 니나 역시 순수하고 자유로운 존재였지만, 예술과 인간관계 특히 트리고린과 사이에서 상처를 받고 현실에 짓눌렸다.

니나는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타인에 의해 갈매기가 죽듯 자신도 그렇게 죽어갔다고 생각하고 트레플료프 곁을 떠난다.

니나가 떠나자, 트레플료프는 권총으로 삶을 마감한다. 트레플료프는 예술가로서 인정받지 못하고, 어머니 아르카디나의 무관심과 트리고린에 대한 열등감, 그리고 무엇보다 니나의 거절로 인해 깊은 절망에 빠졌다.

그는 새로운 예술을 꿈꾸었지만, 주변 사람들은 이를 이해하거나 받아들이지 않았다. 니나가 그의 유일한 희망이자 영감이었으나, 그녀가 스스로 떠나면서 그는 더 이상 삶에 의미를 느끼지 못했다.

젊은 베르테르를 보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오랫동안 가시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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