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찾아 떠나는 바닷가 골목 여행
대부분 집들이 담장은 있는데 대문이 없다.
담장은 집과 집의 구분을 짓지만, 대문이 없다는 건 사람들의 출입을 굳이 막지 않는다는 뜻.
'우리 집의 영역은 있지만, 당신을 막고 싶진 않아.'
대문이 없다는 건 "언제든 드나들어도 좋아요", "이웃 간에 경계가 느슨하다"라는 뜻. 그러니까 외부로부터 위험이 적고, 이웃을 믿는 사회라서 굳이 문을 달지 괜찮다는 말이다.
부의 상징이 되어버린 대 도시의 높은 담장과 웅장한 대문의 숨 막히는 모습과는 다르게 차분하고 편안한 예쁜 마을을 보았다.
소돌항에서 강릉을 가기 위해 '더 J 다이브 센터'를 오른쪽에 두고 양양고개 정류장으로 가다 보면 좌측으로 예쁜 '새뜰마을'이 나온다.
언덕 위에 모여 있는 마을에서 바라보는 넓은 동해 바다의 모습은 평화롭고 아름답기 그지없다. 마을이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답게 모여있다.
이 지역은 한국전쟁 당시 피난민들이 모여 살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마을로, 이후 약 70년간 노후 주택, 가파른 계단, 좁은 골목, 빈약한 인프라 등의 문제로 안전, 위생, 방재 등에 취약한 지역이었다.
그 결과, 주민들의 생활환경을 개선하고 정주 기능을 회복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가 또는 지방정부 주도의 도시재생 사업이 바로 '새뜰마을사업’이다.
이 사업은 취약지역의 생활 기반을 정비하고, 공동체 활성화, 안전성 확보, 거주환경 개선 등을 통해 지역 자립성과 정주 여건을 회복하도록 지원하는 정책이다.
강릉에서 서울로 가는 길에 버스가 양평 휴게소에서 잠시 쉬었다 간다고 멈추었다. 휴식시간은 15분. 다들 버스에서 내려 혹시나 버스를 놓칠까 봐 내리면서 차를 몇 번씩이나 보고 또 보고는 부지런히 움직인다.
15분이 지났다. 그런데 기사분이 출발을 안 하신다. 아직 한 사람이 도착을 안 했단다.
그렇게 시간이 계속 흐르자 기사님은 버스 시동을 껐다. 더운데 에어컨도 안 나오는 차 안에서 우리는 한 사람이 누군지 몰라도 빨리 돌아오기를 속으로 욕을 하며 목이 빠져라 기다렸다.
시간은 자꾸 흐르는데 그 한 사람이 올 생각을 안 한다. 이럴 때는 나이가 들어 보이는 사람들이 빨리 움직이는 법. 한 분이 버스에서 내려 기사분에게 어떻게든 해 보라고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난 숨 쉬기가 답답해 에어컨이라도 틀어 달라고 하려고 내렸다. 기사님 더운데 에어컨이라도 틀고 기다리면 안 될까요? 그리고요, 휴게소 쪽에 방송해 보시면 안 될까요? "여기 휴게소 시스템이 어떤지 모르겠어요."
답답한 나는 조금 있다가 다시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저 혹시 출발할 때 모니터 보니까 의자 세 개가 비던데, 카운터를 잘 못 하신 건 아니세요?
기사 아저씨는 내 말에 어이없어하시면서도 다른 방법이 없으니 일단 차로 올라가셨다. 그리고 카운터를 다시 하시더니 맨 뒷 좌석에 앉은 여학생이 옆 좌석이 비어서 올려놓은 가방을 보고 아직 한 사람이 덜 왔다고 생각했다고 하셨다.
"제가 잘못 카운터 했네요. 죄송합니다."
기사 아저씨의 잘 못된 카운터 때문에 우리는 30여분이나 더운 날 차 안에서 기다려야 했다.
문제는 그다음이 더 문제였다.
차가 휴게소에서 많이 지체된 후 출발해서 그런지 버스는 총알처럼 달렸다. 30분 늦게 출발한 것도 힘들었는데 버스가 날아가는 건 더 힘들었다. 버스가 터미널에 도착할 때까지 누구도 잠을 자는 사람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