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세우스
윌리암 아돌프 부그로는 프랑스 라로셸에서 태어났다. 그는 신화에서 주제를 가지고 여성의 신체를 주로 그렸다.
<프시케의 환희, 1895>
<비너스의 탄생, 1879> <목욕, 1870> <님프와 사티로스, 1873> <봄의 귀환, 1886> <저녁 분위기, 1882> <앉아 있는 누드, 1884> 등은 여성의 신체를 아름답게 묘사한 대표적인 그림들이다.
<프시케의 환희> 그림은 에로스가 프시케를 살포시 안고 함께 하늘로 올라가는 명장면이다. 가슴을 향해 모아진 프시케의 두 손이 사랑을 듬뿍 안고 있다.
프시케의 환희와 오르페우스 이야기는 비슷하지만 마지막 부분에 차이가 있다. 마치 백조의 호수에서 영국 로얄 발레단과 러시아 볼쇼이 발레단의 차이처럼. 해피엔딩과 세드앤딩의 차이다.
사랑하면 모습이 닮는다던데 에로스와 프시케의 고운 눈, 오뚝한 코, 사랑스러운 입술이 참으로 많이 닮았다.
어느 날, 제우스가 비너스를 설득해 프시케에게 신의 음식인 암브로시아를 먹여 그녀를 불멸의 몸으로 살려주자 에로스는 당당하게 그녀를 안고 아내로 표명하며 하늘로 오르고 있다.
미소년의 맑은 에로스의 눈빛이 프시케와 함께 할 저 높은 곳을 향해 반짝인다. 보기만 해도 아름다운 이 그림 역시 사연이 있다.
옛날 어느 왕국에 프시케라는 공주가 태어났는데 그녀는 자라면서 너무 아름다워 미의 여신 비너스의 질투 대상이 되고 말았다.
자존심에 금이 간 비너스. 그녀는 아들 에로스를 불렀다. 그리고 하늘 정원 우물 중에서 단물을 내는 물을 가져다가 프시케의 머리에 발라 그녀가 더욱더 아름다워지게 하는 동시에 쓴맛을 내는 우물에서도 쓴 물을 가져다가 그녀의 입술에 발라 그녀로 하여금 어떤 남자도 유혹할 수 없는 고통의 맛을 보게 하라고 했다.
비너스는 프시케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이 되게 해 놓고, 어떤 남자의 선택도 받을 수 없게 하라고 했다.
에로스는 흔쾌히 승낙을 하고 프시케에게 날아갔다. 그는 금촉 화살과 납촉 화살을 가지고 다녔는데 금촉 화살의 끝은 뾰족해서 누구든지 화살을 맞으면 처음 만나는 사람을 무조건 사랑하게 되고, 납촉 화살은 끝이 뭉툭하여 그 화살을 맞으면 처음 만나는 사람을 무조건 싫어하게 되는 화살이었다.
지상에 내려온 에로스. 잠자는 프시케를 보고 첫눈에 반해 버린다. 그러나 어머니의 부탁을 저버릴 수 없어서 에로스. 쓴 물을 프시케의 입술에 떨어뜨렸다.
프시케가 잠결에 눈을 떴다. 수정처럼 맑고 이슬처럼 빛나는 아름다운 그녀의 눈을 보는 순간 에로스는 그녀에게 매혹되어 당황한 나머지 사랑에 빠지게 되는 화살에 손을 베이고 말았다.
프시케는 머리 위에 뿌려진 달콤한 물 덕분에 나날이 더 아름다워져 갔으나 에로스가 입술에 떨어뜨린 쓴 물 때문에 누구의 사랑도 받지 못해 우울해져 갔다.
그녀의 부모는 프시케가 누구의 구애도 받지 못하고 있으니 애가 타 아폴론 신전을 찾아가 보았다. 신탁에서 프시케는 산꼭대기의 괴물과 같이 살 운명이라고 했다.
신탁의 소식을 들은 프시케는 운명을 받아들이고 신랑감을 찾기 위해 산꼭대기로 올라갔다. 그러던 어느 날, 산꼭대기에 있는 화려한 궁전을 찾았고 그곳에서 살고 있는 멋진 남편도 만났다. 그런데 그 남편과 함께 살기 위해서는 조건이 있었다.
‘내 얼굴을 보려고 하지 말 것’과 ‘질문을 하지 말 것’에 약속을 해야 했다. 이 멋진 남편은 낮 동안은 사냥을 나가고 어두운 밤에만 궁궐로 돌아와 프시케와 잠을 잤다. 프시케는 약속에 동의하고 남편과 함께 행복하게 살았다.
프시케의 언니들은 프시케가 죽음의 신과 결혼하여 저승으로 간 줄로 알았을 때에는 동생을 잃은 상실감으로 슬퍼하더니, 프시케가 저승은커녕 낙원에서 살고 있고 그녀의 남편이 신이라는 소문이 들려오자 시기심이 끓어올랐다.
시기와 질투에 사로잡힌 언니들은 프시케 마음에 의심을 불어넣었다. 프시케의 남편은 흉측한 구렁이며 아기가 태어나면 프시케와 아기를 잡아먹을 것이라 모함했다. 괴물 남편을 죽이는 방법까지 가르쳐 주었다.
행복하게 잘 살고 있던 프시케는 언니들이 올 때마다 남편에 대해 안 좋은 이야기를 하자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어느 날, 프시케는 남편이 잠들자 준비한 등잔불을 켜고 남편의 얼굴을 보았다. 그런데 괴물은커녕 눈앞의 남자는 너무도 아름다운 신 에로스였다.
프시케는 넋을 잃고 쳐다보다 등잔불의 기름을 에로스에게 떨어뜨리고 말았다. 그 바람에 잠에서 깬 에로스는 한마디를 남기고 슬퍼하며 그녀를 떠나버렸다.
"의심이 자리 잡은 마음에는 사랑이 깃들지 못해요."
프시케가 에로스를 다시 만나기 위해 비너스에게 죄를 빌자, 비너스는 여러 가지 과제를 내고 프시케가 그것들을 풀면 에로스와 다시 만날 수 있게 해 주겠다고 했다. 프시케는 과제를 하나씩 수행했다. 그리고 과제를 마지막 하나만 남겨 놓았다.
이제 저승으로 내려가 저승의 왕비에게 얼굴을 꾸밀 단장료(화장하는 데 드는 비용)를 받아 오기만 하면 되는 것이었다. 문제는 조건이 붙어있었다. 그 조건은 절대 단장료가 들어간 상자를 열어보지 말라는 것이었다. 프시케는 단장료를 얻어오는데 까지는 성공하지만 궁금해서 상자를 열어보고 만다.
그런데 그 안에는 단장료 대신 죽음의 잠이 들어있었다. 프시케는 깨어날 수 없는 잠에 빠지고 말았다. 에로스는 한탄을 하며 프시케를 안고 하늘로 올라가 제우스에게 살려달라고 간청했다.
제우스는 비너스를 설득해 프시케에게 신의 음식 암브로시아를 먹여 에로스와 함께 불멸의 몸으로 살 수 있게 도와주었다. 프시케가 다시 살아나자, 에로스는 프시케를 안고 하늘로 올랐다.
이 순간을 그린 그림이 바로 <프시케의 환희>이다. 이 얼마나 행복하고 벅차고 감사한 순간인가.
프시케는 판도라상자처럼 '열어 보지 말라'는 상자를 열어보는 금기를 깨서 죽게 되었다. 성경의 <창세기>에 나오는 소돔과 고모라 성이 멸망하는 상황에서 탈출하던 롯의 아내도 '뒤를 돌아보지 말라'는 금기를 깨고 뒤를 돌아보다가 소금기둥이 되었다. 왜 사람들은 죽음을 무릎 쓰고 금기사항을 어기는 걸까?
위험을 무릅쓰고 금기사항을 깨버린 사람들의 공통된 마음에는 '나는 괜찮을 거야.'라는 심리와 미련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