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자오 감독, 공리 주연
택시 운전하는 남편과 이혼 후 홀로 청각장애 아들을 키우는 여영(공리)은 아들을 위해 열심히 살고 있다.
여영은 공장도 다니고 몰래 책도 팔고 좀 더 돈을 모으기 위해 가사도우미도 한다. 아들의 비싼 보청기를 사주기 위해 이리 뛰고 저리 뛴다.
하루는 학교에서 연락이 왔다. 정따가 학교를 계속 다닐 수 있을지 인터뷰를 해야 한다고 했다. 정따는 아직 아는 단어도 부족하고 말도 더듬거렸다.
결과는 다른 학교를 알아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엄마는 다시 한번 더 인터뷰를 해 보면 더 잘할 수 있을 거라고 부탁하는데 선생은 아니라고 한다.
하루는 학교에서 전교생이 참여하는 운동회가 열렸다. 정따는 청각장애 때문에 스타트 총 소리를 들을 수 없다. 여영은 혹시 아이가 놀림받을까 봐 걱정으로 가득한 얼굴로 출발선 아들을 바라보고 있다.
아이가 출발선에 섰다. 모두 긴장한 얼굴로 준비 자세를 취한다. 정따도 따라 하지만, 그는 주변 눈치를 보며 불안해한다.
출발 총 소리가 울렸다. 아이들이 뛰기 시작한다. 그런데 아직 정따는 서 있다. 그는 총성이 난 것도 모르고 출발해야 하는지도 모른다.
뒤늦게 상황을 파악한 정따가 출발선에서 늦게 혼자 달렸다. 이미 아이들은 멀리 앞서가고 있는데 그는 외롭게 뒤에서 달렸다.
아이들은 웃으며 수군거렸다. 하지만 여영의 절박한 표정과 정따의 진지한 모습을 보면서 분위기는 점점 응원으로 바뀌어갔다.
비록 꼴찌에서 달리고 있지만, 정따는 자신의 작은 몸을 흔들며 끝까지 뛰었다. 숨이 차고 다리가 아파도 멈추지 않았다.
여영은 아들이 넘어질까 조마조마하며 보고 있고 정따는 포기하지 않고 달리고 있다. 그리고 도착선에 들어왔다. 여영의 눈에서는 슬픔과 자랑스러움과 미안함이 뒤섞인 눈물이 흘렀다.
며칠 후 운동회가 끝나고 학급에서 말하기 발표회가 열렸다. 정따는 청각장애 때문에 발음이 부정확하다. 여영은 발표 장면을 보려고 조용히 뒷자리에서 있다.
정따 차례가 되자 교실은 조용해졌다. 아이들은 정따를 보며 '말을 제대로 못할 텐데.'라는 시선을 보냈다.
정따는 손에 발표 종이를 꼭 쥐고, 숨을 깊이 들이쉬며 용기 내어 말을 시작했다.
발음은 부정확하고 어눌하다. 몇몇 단어는 거의 알아듣기 어려울 정도다. 중간에 멈추거나 더듬기도 했다. 그러나 끝까지 말했다.
"내 이름은 정따입니다."
정따는 자기 이름을 정확히 발음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나는 귀가 잘 들리지 않습니다." "저는 배우고 싶습니다. 저도 다른 아이들처럼… 학교… 다니고 싶습니다."
정따는 중간중간 말을 멈추었다. 혀가 잘 안 돌아가 숨이 막히고 긴장도 되었다. 엄마는 뒤에서 입으로 조용히 발음을 따라 하며 아들을 응원하는데 계속 울컥해 눈시울을 참지 못했다. 정따가 마지막으로 말했다. “끝…났어요…”
정따는 친구들이 자신을 비웃을까 두려워 고개를 들지 못하는데. 그때 한 아이가 먼저 박수를 쳤다. 그다음 둘, 셋… 그리고 곧 교실 전체가 박수 소리로 가득 찼다.
여영은 애써 울음을 참다가, 아들이 박수를 받는 그 순간, 조용히 손으로 입을 막고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 아들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과 안도와 그리고 인정을 받았다는 감격이 한꺼번에 담겨 있는 눈물을 흘리며 행복해한다.
발표회를 지켜본 선생님들과 교장은 정따를 특수학교로 보낼지 받을지 논의하는데, 정따는 남들보다 느리지만, 배우고자 하는 의지가 있으니, 우리가 조금 더 도와준다면 이 아이는 여기서도 잘 지낼 있을 거라는 의견이 나왔다.
정따를 받기로 한다. 여영이 수개월 동안 학교에 찾아가 호소하고, 정따와 매일 발음 연습을 하며 노력했던 결과가 나왔다.
학교가 끝난 뒤, 정따는 엄마에게 달려와 미소를 보인다. 여영은 아들을 안아 주며 말없이 울고, 정따는 왜 엄마가 우는지 잘 모르지만 기쁘게 엄마를 안는다.
여영이 정따의 손을 꼭 잡았다. 정따는 엄마를 쳐다보며 “엄마, 나 잘했지?”라는 듯 밝게 웃는데 영화는 끝이 났다.
여영이 정따를 자전거에 태워 신문 배달을 하면서도 절실하게 하나씩 발음을 가르치는 모습은 이 세상 모든 엄마의 모습이 아닌가 싶었다.
자식을 향한 엄마의 끝없는 사랑을 보았다. 잠시 생각했다. 아빠들은 다 어디로 갔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