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그와 나눈 마지막 카톡 대화는
유소년 축구 결승전에서 승리를 기원하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회사 숙소에 함께 있는 직원들과
새벽 내내 축구를 볼 거라고 하고
카톡 저 너머의 세상으로 숨어버렸다.
일요일 낮 12시를 넘기고
개와 늑대의 시간이 지나가고
월요일 아침을 맞기 위해 불면증에 시달리는 시간이 지나가니 다시 나의 세상에 그가 나타났다.
오전 6시 11분.
다시 축구 이야기로 시작했고
종일 잤다는 이야기로 끝이 났다.
이 남자, 나에게 너무 관심이 없거나
본인이 칼자루를 쥐고 있다고 생각하거나
정말 지쳐 종일 내내 잤거나.
셋 중에 어느 하나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나는 그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말도 안되는 핑계를 만들어 약속을 취소하거나
나도 내 세상으로 숨어버리거나 하지 않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