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내 글을 기대한다고

쓰기 전, 자존감 올리기

by 서작가

썼다 지웠다 하면서 이어 붙인 글이 어쩐지 누더기 같아 보인다.

겨우 다 써놓은 글을 보니 이렇게 밖에 못쓰나 부끄러워 기껏 써놓은 걸 지워버린다.

신나서 썼는데 이걸 누가 읽겠나 하는 생각에 나만 보기로 올린다.


쓰지 못할 이유가 이거 말고도 백개는 더 있다.

내 이야기지만 아마 쓰지 못하는 당신의 이야기이기도 할 것이다.


그런데 좀 냉정하게 생각해 보기로 한다.

그렇게 쓴 글 누가 볼까?

나 말고 내 글을 기다리는 간절한 독자가 혹시 있는지?

나는 별로 없(는 것 같)다.


생각해보면 사람들은 내가 쓴 글을 (전혀) 기대하지 않는다. 기껏 쓴 글을 어디엔가 업로드하면 '좋아요'는 누를지언정 글을 제대로 읽는 사람, 내 주변에 얼마나 있을까?

내 경우를 보아도 잡지에 기고를 하거나 하물며 책을 내도 내 글을 정독하는 사람은 편집자일 뿐일 때가 많았다. 축하는 받았지만 글 내용에 대한 자세한 감상을 받아본 적이 별로 없었다. 나는 몇 날 며칠, 혹은 몇 달을 심혈을 기울여 썼건만 내 생각만큼 내 글에 기대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았다. 슬프지만 현실이다. (눈물 좀 닦고)


글 쓰는 사람으로서 꽤 속상한 일이기도 하지만 나는 때때로 이런 상황을 내 글쓰기 상황에 자주 활용하기도 한다. 글이 잘 안 풀려 자괴감이 들 때, 써놓고도 마음에 안 들어 백스페이스 버튼을 눌러 싹 다 지워버리고 싶을 때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이다.


"누가 내 글을 기대한다고 그래?"

"그냥 대충 쓰자. 뭐 어때?"


역설적이지만 이게 도움이 된다. 누가 보더라도 부끄럼 없는 글로 잘 쓰고 싶어서 쓰다 지우다를 반복했는데 아무도 기대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어디선가 묘한 자신감이 생긴다. 누더기 같은 글이라도 뭐 그렇게까지 굳이 힘주고 쓸 이유가 있을까, 읽는 사람이 없는데 뭔 상관이랴 싶어서 어떻게든 쓰게 된다.


처음엔 아예 안(못)쓰는 것보다 쓰는 게 중요하다. 아무도 내 글을 기대하지 않는다는 점을 생각하면 용기가 생긴다. 그러니 지레 움츠러들지 말고 일단 써보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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