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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 있는 건축기행

사유원

by 파랑새 앵선


TC 태창을 이끌었던 사야 유재성 대표가 평생 아꼈던 바위, 세월을 견디어 낸 소사나무, 배롱나무, 모과나무까지 곳곳에 군락을 이루며, 지치고 힘든 영혼들을 기다린다.


건축가 승효상 알바로 사자, 최욱과 더불어 조경가 정영선과 서예가 웨이량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사유원 조성에 참여하여, 오랜 풍상을 이겨낸 나무와, 아름다운 건축물, 그 안에서 나를 돌아보고 깊이 사색케 하는 그곳!


불어오는 바람의 향내와 거칠게 변해가는 붉은 철판, 대나무로 세워진 승효상의 새들의 집.


언덕을 오르며, 내리며, 반 천년의 풍상을 이겨낸 모과나무들의 밀반출을 지켜낸 풍설기 천년,


사담(물의 정원)을 마주하며 즐기는 몽몽미방 레스토랑 에서의 식사(와인 한 잔의 아쉬움이 있었지만), 정영선의 물의 정원은 수백 년을 지켜왔을 징검돌 위에선 나를 비추는 거울의 모습을 닮았다.

때로는 야생화처럼 비바람에 흔들리며 살아온 시간들이, 살아내야 한다는 생각의 단단한 징검돌 딛고 버티며 살아왔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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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와 돌을 계곡에 모은 한국정원과 한옥의 여유가 한층 빛나던 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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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소리 언덕을 휘감는 사유원 가장 높은 곳에 만나는 차 한잔의 여유로움의 가가빈빈!

무언의 침묵이 바람소리와 함께 영글어간 모과의 향기를 가슴에 담으며, 그대 그리고 나의 시간을 추억하며 잠시 달콤함에 젖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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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효상의 명정- 현생과 내생이 교차하는 곳, 삶의 좁은 통로를 빠져나가면 망각의 바다와 피안의 세계로 한 발 내딛는, 그래서 만나지는 내 세는 어떤 모습일까?

때 묻지 않은 그때로 돌아가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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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로 시자의 소요헌, 소대 - 한국전쟁의 격전지였던 이곳, 생명, 죽음, 순환으로 이어지는 곳에서 만나는 시자의 '붉은 철 조형물', '생명의 알' 조각작품, 그리고 팔공산을 향한 그리움인가?

피사의 사탑을 닮은 20.5도 기운 소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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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리움이란 그를 향해 저절로 몸이 숙여지며 가까이 하고픔 몸짓이기에 사유원 끝자락의 소대는 그리움을 한껏 머금고 그리운 이를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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