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간절한 희망과 슬픔

1-5부 우울증, 공황장애 진단

by 하린


“우리 모두는 인생에서 만회할 기회라

할 수 있는 큰 변화를 경험한다.“

- 해리슨 포드 -




현이가 5살에 유치원에 들어가던 해, 친정 아빠를 재활병원으로 입원시켜 열심히 재활에 힘쓰라고 하고 나는 병원 왔다 갔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반갑지 않은 손님이 나에게 찾아왔다. 가슴이 두근두근거리고, 영화관에 가도 집중을 못하고 쿵닥쿵닥거리는 가슴을 잡고 나오는 일이 일수였다.


그래서 심장내과를 찾아 여러 검사를 했지만 심장에 문제는 없었다. 의사 선생님이 말씀에 “심장에 문제가 있는 거 아닌 거 같으니 정신과로 가보는 게 좋겠다.”라고 하셨다. 방사선으로 일하고 있던 사촌 동생에게 여러 수소문으로 집근처 정신건강의학병원에 가서 이것저것 검사하니 공황장애가 왔다며 약을 지어주셨다. “연예인만 걸린다는 공황장애 병이 내가? 뭐가 잘못 되었지?”말을 하며 한참 울었다.



남편에게 울면서 전화를 했다. 차분하게 말했어야 했지만 눈물이 계속 흘러 어쩔 수 없었다.

“현이 아빠, 내가 공황장애래. 그렇게 죽을만큼 쿵닥쿵닥 거린 것이 공황장애래.”


“괜찮아. 심호흡 하고 현이 데리고 집에 있어. 일찍 들어갈게.”


“응. 알았어.”



집에 와서 남편이 나를 보더니 아무렇지 않게 걸어다니는 나를 보고는 크게 못 느끼겠다고 했다. 그리고 내 자신에게 달려있다며 좋은 쪽으로 생각하자며 말을 했다. MBTI 극 T라 그런지 역시 감정적인 부분에서는 완전 제로였다.


그렇게 나는 내 병을 더 키우고 싶지 않아 병원에 다녔고, 아빠 일로도 병원에 왔다 갔다 하면서, 재활치료 열심히 하는지 보곤 했는데 아빠는 세 번 넘어지시더니 무섭다며 그 뒤로 계속 누워버렸다. 어쩔 수 없이 마음을 편안하게 지내기 위해 나는 현이 어린이집에서 친하게 지냈던 희경이를 만나면서 반갑지 않은 손님을 또 맞이하게 되었다.


갑자기 심장에서 찬 기운이 온몸으로 번지면서 이상함을 감지하고 희경이한테 말하고, 119에 전화해서 응급차를 보내달라고 하고 쓰러져버렸다. 병원에 도착해 여러 검사를 했지만 병명이 나오지 않아 퇴원하고 공황장애로 약을 먹고 있었던 나는 그렇게 바로 내가 다니던 병원에 가서 검사를 하니 의사 선생님께서 “우울증”라고 말씀해주셨다.


“공황장애는 우울증과 이웃사촌이라 함께 나타날 수 있지만 뒤에 나타날 수 있어요.”

“그리고 엄마는 오늘부터 우울증과 공황장애 같이 앓게 되어 약을 좀 더 먹어야 해요. 약 잘 챙겨 먹어야 해요.”


“아.... 어떻게 이런 일이 나에게 또 오나요?”

“말씀드렸지만 공황장애, 우울증 함께 오는 일이 많은데 엄마는 조금 늦게 왔기에 이제야 왔어요.”

“네. 선생님.”


“엄마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공황장애는 특별한 이유 없이 예상치 못하게 나타나는 극단적인 불안 증상이고, 우울증은 큰 슬픔을 느끼고 활동의 흥미나 즐거움이 감소하는 것이에요. 엄마는 우울증이 좀 다르게 왔는데 그것이 심장에서 느끼면서 오게 된 거 같아요.”

“네. 선생님 기억하고 있으며, 꾸준히 약 먹으면서 빨리 낫는 방법을 생각하고 있을게요.”


병원에서 나와 나는 걸어서 집에 가면서 한참 울었다. 현이 4살에 공황장애가 먼저 와서 아빠 병간호 할 때도 힘들었는데 우울증까지라니 더 괴로웠다. 현이한테 미안한 마음이 더 크게 와 닿았다.


어떻게 해서든 이겨보려고 약을 먹으며 하루하루를 버텼다. 나에게 짊어진 무게가 크다고 생각하니 죽고 싶다는 생각도 했었고, 대인기피증도 생겨 말도 줄어들고 웃는 일도 줄어들었다. 그렇게 유치원생인 현이는 이런 나를 보게 되어 말수가 더 줄어들었던 거 같다. 그리고 나는 아빠에게 달려가 마주하면서 너무나 힘든 시간을 떠안게 된 것에 겉으로는 말을 못하고 속으로 화를 내며 쳐다보기만 했다.


나의 공황장애와 우울증은 14년째가 되었는데도 조금은 호전되었다가 또 다른 일이나 스트레스로 죽을 만큼 가슴이 쿵닥쿵닥 거리고, 불안증까지 생겨 손까지 떨며 아직도 약을 계속 먹고 있다.


참된 인생의 길은 없는 거 같다. 내가 바라던 인생, 삶은 어떻게 하면 웃으면서 지낼 수 있을지 생각하게 되었던 순간이었던 거 같다. 과연 “내가 바라던 인생의 삶이 있었나?” 하며 우울한 기분을 계속 마주하고 있었던 거 같다. 책을 읽어도 명언을 그렇게 읽어도 그때뿐이고 우울한 기분을 풀어낼 수 없는 미지의 숲처럼 길게 늘어져 있는 거 같다.


한 발짝 올라갈 때마다 다른 감정이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저 끝에 항상 내가 서 있는 것처럼 빙글빙글 돌고 있다. 내 길이 있는 듯 없는 듯 실타래처럼 길게 늘어져 있는 것이 매일 오늘이 마지막일 것이라 생각하고 하루를 보내고 있다. 윌리엄 셰익스피어가 한 말처럼 “인생은 같은 얘기를 또 듣는 것과 같이 나른한 사람의 흐릿한 귀를 거슬리게 한다.”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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