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간절한 희망과 슬픔

1-6 마음으로 키운 병

by 하린



“인간은 선천적으로는 거의 비슷하나

후천적으로 큰 차이가 나게 된다.”


- 공자 -






마음의 병을 키우는 순간부터는 감정 조절이 힘들어졌다. 주변에서는 내 자신의 마음에서 온 병이라고 하는데 공황장애와 우울증이 내 마음에서 왔는지 나도 알지 못한다. 뭣 때문에 오게 되었는지 아니면 어릴 때부터 있었는데 알지 못했던 것처럼 전혀 알 수가 없다.



감정 조절이 힘들어지면서 눈물도 많아지고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도 많이 하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잠을 잘 이룰 수 없었다. 새벽에 깨거나 아니면 밤새는 일이 빈번하게 있었다. 그런 생각을 많이 했었던 거 같다. ‘내가 죽으면 슬퍼해 줄 사람이 있나? 남편이 슬퍼해줄까?’ 이런 생각을 많이 했었다. 우리는 왜 시댁에 그렇게 자주 가야 하는지 사실 이 부분은 아직도 나는 이해할 수 없고 모르겠다.




우울증이 심해지면서 나도 모르게 나는 겉모습과 속을 알 수 없게 거울 가면을 많이 사용하게 된다. 시댁에서 만큼은 우울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아 많이 참았다. 감정에 휘말리고 싶지 않아 끙끙 앓고 현이 어릴 때는 술을 마시며 기분을 풀어내곤 했었다.



그럴 때마다 남편하고 많이 싸우기도 했다. 미안했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즐거울 일이 없다보니 괜히 심술부리고 싶었는지 아니면 기대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우울한 감정을 키운 것은 나일수도 있지만 그만큼 이외에 영향도 크긴 했다. 하루하루 살아감에 있어서 큰 영향을 끼치는 일은 스트레스가 가장 컸다. 나는 속앓이를 많이 하고 밖으로 내뱉지 못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울분이 크다. 그리고 남편은 나보고 답답하다고 한다. 답답할 수밖에 없다.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방법도 모를뿐더러 말하는 것이 나도 헷갈릴 때 있다. 똑바로 말하고 싶은데 정리가 되지 않을 때는 두서없이 말이 나와서 혼란스럽기 짝이 없다. 그래서 말하는데 있어 항상 조심스럽다. 남편은 나보고 생각 없이 말한다고 하는데 나도 생각을 하는 인간으로써 하고 싶은 말을 할 때 조심스럽기에 더욱 말하기가 어렵다.




말을 내뱉었을 때 틀리면 어쩌지? 상대방이 기분 나쁘면 어쩌지? 그런 생각도 많이 하고, 내가 생각했던 말과 입으로 나왔을 때 말이 달라 상대방이 짜증을 내다보니 되도록 말을 하지 않고 참으려고 하는 부분이 많다. 상대방이 짜증을 내면 내 자신에 자괴감을 느껴 불안감이 더욱 커져 어찌해야 할지 모르는 일이 많다.



혼자서 끙끙 앓다보니 스스로 키운다고 하는데 절대 혼자서 키우지 않는다. 이런 성격의 나는 주변에서 어떤 시선과 반응 말을 함으로써 듣고는 나만의 세계에 빠져 키우게 된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봤다. 우울함을 떨쳐버리고 싶다. 가면속의 나도 내가 아닌 진짜 내 모습을 찾고 싶다.



어떤 사람들은 정말 힘들 때 내 모습을 찾는다고 하는데 나는 힘들 때 내 모습이 나오지 않고, 오히려 숨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내면 속의 강인함을 어떻게 내 스스로 옭아매지 않고 자유롭게 떨쳐낼 수 있을까? 14년을 내가 스스로 구속하듯 살아가고 있다 보니 떨쳐내는 것도 어렵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가슴 한구석에는 평온함을 가지며 온전하게 내려놓듯이 한 걸음 발을 내딛고 있다.



우울증에 걸린 사람들에게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는 편견은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지 않고 자기주장만 내새운다며 생각의 방향을 바꿔라고 하는데 그게 쉽지 않다. 쉬웠으면 약 먹는 일도 없을 뿐더러 비관하며 자살하는 사람도 없었을 것이다. 질타를 받는다는 것에서 우울증이 있는 사람에게는 좌절과 희망을 무너뜨리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다.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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