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새로운 시작과 견뎌내야 할 무게

2-3 받아들어야 할 아픔 (조용한 ADHD 진단)

by 하린



“한 걸음 한 걸음 단계를 밟아 나아가라.

그것이 무엇인가를 성취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 마이클 조던 -









한글을 언제쯤이면 제대로 뗄 수 있을까?



글을 배우는데 있어서 또래 아이들보다 늦은 현이가 드디어 2014년에 초등학교 입학을 했다. 유치원 때와 또 다른 생활을 초등학교 가서 배우기에 걱정이 많았다. 그래서 현이 어깨에 힘을 넣어주기 위해 학교에서 동화책 읽어주는 엄마 활동으로 2학년 때까지 해주며 친구들과 함께 있으면서 어려움을 주지 않기 위해 쓸 수 있는 방법은 웬만큼 썼었다. 또래 아이들보다 늦었기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으니 부모 입장에서 생각을 안 할 수가 없었다.




언어와 글이 늦어서 그런지 현이는 친구들도 없었다. 그래서 혼자 다니는 일이 많아 내가 항상 옆에 있어주기도 했고, 운동 학원을 보내기도 했었다. 그렇게 1학년을 조용히 보내고 2학년 때는 괴롭히는 친구가 있었기에 학교에 찾아가 선생님 만나 이야기를 하기도 했었다.뭐가 불만이었는지 왜 현이를 괴롭혔는지 모르겠다며 선생님께 하소연 하고 그 학생 부모님 연락처 알려달라고 하니 연락처는 알려주지 않았다. 현이는 그 친구를 볼 때마다 고개를 숙이고 다녔다고 했다. 이 말을 듣는데 너무 괴롭고 힘들었다. 참 모진 사람들이 많구나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현이 1학년 때는 유치원 같이 나왔던 여자아이가 현이한테 모진 말을 했다.


“나는 너가 죽었으면 좋겠어. 없었으면 좋겠어. 짜증나.”


이렇게 말했다며 집에 와서 울었다. 현이를 안고 달래고 그 엄마한테 연락해서


“언니 아이가 우리 현이한테 안 좋은 말 했다고 하는데 학원 갔다 집에 오면 물어봐. 현이 속상해서 계속 울고 있어.”


언니는 “내 애가 어떻게 그런 말을 가르쳐준 말도 아닌데 아니야 내 애는 쓰질 않아.”

“집에 오면 물어봐.”


“응 알았어. 진짜 내 애는 그런 말 할 줄 모르는 애인데...”

그렇게 1시간이 지나고 언니한테 연락이 왔었다.

“현아 진짜 그런 말 했다고 하더라고 내가 단단히 혼줄 냈어. 어디서 배웠는지 모르겠지만 정말 미안해. 현이는 아직도 울고 있어?”


“지금은 울지 않는데 말이 늦다고 해서 함부로 말하는 건 좋지 않다고 봐. 언니가 옆에서 지켜봐 줘.”


그런데 2학년 때도 같은 반이 되었다며 현이는 울었다. 그 친구는 다른 또래 애들 모여 현이를 왕따 시키고 놀렸다. 그때부터 전학 가야 하나 별 생각을 다하고 엄마들과 소통하는 것도 하지 않았다.


그렇게 초등학생 3학년이 되고 담임선생님 상담이 있던 날, 선생님은 나에게 뜻밖의 말씀을 하셨다.


“어머님, 현이 데리고 정신과를 한번 가보시면 어떨까 싶어요. 또래 아이들보다 한 학년이 늦고 말이 또래 애들보다 서툴어요. 어머님도 알고 계실 거 같은데 한 번 데리고 가서 검사 해보시면 어떨까 합니다.”



그 말을 듣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아직 어리고 늦다는 거 알기에 기다려 준 것 뿐이었는데 담임선생님에게 현이에 대해 듣고 나니 내 생각이 잘못 되었나 생각했다. 그리고 내가 다니는 정신건강의학 병원에 가서 내 아이 검사해볼 수 있는지 물어보니 가능하다고 했다. 그러고 보니 아이들도 많이 오곤 했었다. 예약 날짜를 잡고 검사를 하니 현이가 ADHD, 특히 조용한 ADHD 라는 진단을 받았다.



조용한 ADHD는 주의력 결핍장애로

정상 아이들과 다르게 한 템포 늦거나

머릿속의 나만의 상상력이 가득 차 있기도 하고,

준비물도 잘 잊어버리고,

숙제를 기억하지 못하고,

몇 번을 불러도 대답을 하지 않고,

자기만의 세계가 가장 크게 작용하며,

아이들에 비해 이해하는 것이 어렵고,

언어 능력 차이에서 문장 해석 능력이 어렵고,

지속적으로 집중해야 하는 일이 어렵다.



의사 선생님께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어보니 약 먹는 거 밖에 없다고 해서 현이를 집으로 데리고 와서 안고 울었다. 왠지 내 탓인 거 같아서 너무 미안했다. 내가 우울증에 공황장애로 약 먹다보니 현이한테까지 간 거 같아서 속상해서 하염없이 울었다.



의사 선생님은 아이에게 다그치거나 다른 말은 하지 말라고 말씀하셨고, 무엇보다 평소처럼 행동하라고 하셨다. 아이를 생각한다면 엄마뿐만 아니라 아빠도 함께 아이를 생각해야 한다고 알려주셨다. 그리고 아이가 ADHD라면 많이 참아야 한다고 했다. 즉 부모의 인내심이 중요하다고 말씀해주셨다.



그렇게 초3학년 때부터 조용한 ADHD의 진단으로 행복한 시간들도 있었지만 괴로움의 무게가 시작이 되었다.












목요일 연재